마포구 성산동 작업실의 박서보 화백 /사진=권욱기자
화가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단 미술관을 꿈꾼다.박서보 화백이 준비 중인 미술관의 이름은 ‘일점미술관’. 단 한 점의 작품만 전시하는 작은 미술관이라는 뜻이다. 하나의 작품만 집중해서 감상하고 그 깊은 울림을 제대로 느껴보라는 취지다.
박 화백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한라산 서북쪽 중산간에 조성된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자신의 집과 약간의 땅을 분양 받았다. 제주현대미술관이 마을의 중심에 있고 가을께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인 이곳에 일점미술관이 둥지를 틀 계획이다. 거장의 꿈치고는 너무나 소박하다.
“설계를 건축가 조병수씨에게 의뢰해 뒀습니다. 의도와 취지를 설명해 드렸죠. 작은 미술관 한쪽에 게스트하우스도 만들어 작품 곁에서 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면 어떨까도 생각 중이고요.”
한편 박 화백이 태어난 곳이 경북 예천이라 예천이나 인근 안동에 ‘박서보 미술관’을 건립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있었다. 또 미술계 일각에서는 박 화백이 반평생 이상을 살았고 작업실을 두었던 서울 마포구가 대형 미술관 부지로는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박서보는 모교인 홍익대를 졸업하고 미술대학장을 거쳐 명예교수가 되기까지 마포구 서교동·합정동·성산동 등지를 거점으로 활동해왔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