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실적호조는 갤럭시 S7을 앞세운 모바일(IM) 부문을 비롯해 소비자가전(CE)·반도체 등 사업 부문 전체에서 고른 성장을 보인 덕택이다.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이 쌍끌이 효과를 이끌어냈고 퀀텀닷 SUHD TV 등 가전 부문도 1조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효과 등 외부요인이 아니라 경쟁사에 비해 높은 원가 경쟁력으로 수익이 개선됐다고 하니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경영으로 사업 전반의 수익구조가 안정되는 체질개선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의 놀라운 실적은 불황과 구조조정의 늪에 빠져 있는 국내 산업계에 청량제와도 같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독주가 보호무역주의 바람과 맞물려 경쟁사들의 거센 견제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애플이 9월께 내놓을 아이폰7의 파괴력도 그렇거니와 중국에 이어 인도마저 현지 기업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도 걱정스럽다. 2·4분기 매출이 전 분기에 비해 불과 0.44% 증가하는 등 정체상태에 머물러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관측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삼성전자의 미래를 담보하는 것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이 최근 조직문화를 바꾸고 소프트웨어 파워를 키우겠다고 나선 것은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이다. 삼성 스스로 인정했듯이 ‘초가집 수준의 소프트웨어 역량’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하기 힘들다. 세계 소비자를 사로잡은 가상현실(VR)처럼 ‘포스트 스마트폰’ 산업을 주도해갈 삼성전자의 선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