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득 사장
지난 5월 현대모비스 수장을 맡은 임영득 사장이 2개월간의 업무파악을 마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조직을 개편했다. 연말 정기 인사가 아닌 ‘깜짝 개편’이다.7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임 사장은 지난 6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개편의 포인트는 ‘품질’이다. 여러 본부 가운데 품질 본부를 대폭 손질했다. 특히 본사에 배치됐던 일부 품질 조직을 생산공장으로 전진 배치한 것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36년간 생산기술 분야에 몸담아온 그는 누구보다 ‘품질의 디테일’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부품 공급을 확대를 노리는 현대모비스에 ‘품질’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를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현대모비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임 사장은 ‘혁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혁신을 해나가겠다”며 자신의 경영 방침을 밝혔다.
최근 현대모비스 창립 39주년을 맞아 임 사장은 “세계 자동차 산업은 정보기술(IT)을 비롯한 각종 통신과 운전 지원 통합 시스템에 이르는 전방위적인 융합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며 “그동안 추구해오던 절대 가치를 수정하고 인사제도와 근무 방식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뼈를 깎는 자기 파괴적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파하기도 했다.
그는 취임 이후 △현장중심 문화 △글로벌 수준에 맞는 업무 프로세스 △직무 전문성 강화 등을 3대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2개월간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이 바로 용인 마북연구소다. 임 사장은 본사로 연구소 임원들을 불러들이는 대신 직접 이곳을 수시로 찾는다. “나 하나 움직이면 되지 많은 사람이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다”며 늘 본인이 직접 현장을 방문한다. 그가 연구소를 찾는 이유는 생산에는 베테랑이지만 다소 생소한 연구개발(R&D) 분야를 배우기 위해서다.
임 사장은 두 달여밖에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직원들과 끈끈한 스킨십도 서슴지 않으며 신임을 두텁게 쌓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바쁜 업무파악 기간 중에도 임직원들과 저녁 술자리를 즐기며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재편된다고 해도 결국 기업의 생존 경쟁력은 시장과 고객, 스스로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출발한다”며 직접 현장에서 업무를 직접 파악하라고 지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 사장은 베이징현대차 이사대우, 현대파워텍 대표, 현대차 해외공장지원실장 부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생산기술, 생산관리를 두루 경험한 그룹 내 ‘생산통’으로 불린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