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 급브레이크...하이브리드카는 급가속

도요타 캠리·프리우스 독주
렉서스 SUV 판매 2배 뛰어
인피니티 Q50S도 인기몰이
BMW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현대·기아차 아이오닉 등
하반기 속속 선봬 경쟁 가열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수입차 판매가 반기 기준으로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7년만이다.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지난해 터진 디젤게이트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달까지 연료별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를 살펴보면 디젤은 7만5,676대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가솔린은 3만3,409대에서 3만4,242대로 2.5%가량 늘었다. 디젤차 판매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은 가솔린 보다 하이브리드가 더 누렸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는 4,270대에서 6,724대로 57.5%나 급증했다. 같은 친환경차인 전기차는 130대에서 107대로 줄었다. 친환경차 수요 증가를 하이브리드가 고스란히 흡수한 것이다.

수입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한국토요타의 독주는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올 상반기에 총 8,77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8.1%가 늘었다. 브랜드별로는 도요타가 13.4%, 렉서스가 23.0%가 증가했다.

한국토요타의 이 같은 판매 증가는 하이브리드차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도요타는 지난달까지 총 2,333대의 하이브리드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1,173대)에 비해 98.9% 급증했다. 상반기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1.1%에서 올해 54.5%까지 수직 상승했다. 지난 3월 출시된 4세대 프리우스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2대가 줄었을 뿐 캠리 하이브리드(316→1,134), 프리우스V(70→87)의 판매가 늘었고 지난 3월 판매가 시작된 라브4 하이브리드는 넉달 간 337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도 상승일로다. 지난해 상반기에 2,881대이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올 상반기에는 3,895대로 35.2%가 늘었다. 전체 판매량에서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86.8%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81.7%였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렉서스 차량 10대 중 9대는 하이브리드인 셈이다.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의 대명사격인 ES300h가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19.1%가 늘어난 2,631대가 팔리며 선전했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NX300도 지난해보다 두 배가 많은 738대나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3월 출시된 RX450h도 284대가 팔려 뒤를 받쳤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디젤 이슈로 인해 환경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현실적인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실감한다”면서 “4세대 프리우스를 비롯해 라브4와 RX 등 하이브리드 SUV를 출시하는 등 라인업을 강화하고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같은 일본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늘었다. 인피니티의 Q50S 하이브리드는 올 상반기에만 262대가 팔리면서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283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올렸다. Q50 하이브리드·디젤 모델이 동시에 인기를 끌면서 인피티니의 상반기 판매량도 1,88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8.7%가 증가했다. 이 밖에 포드의 링컨 MKZ 하이브리드가 지난달까지 145대가 팔려 전년 대비 57.6%가 늘었다.

하반기에는 BMW가 뉴 X5 x드라이브 40e와 뉴 330e 등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선보이는 것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S550e, 볼보 올 뉴 XC90 T8 등 수입차 업체들이 PHEV를 속속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도 아이오닉과 K5의 PHEV를 출시할 계획이어서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더욱 달궈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하이브리드차를 속속 선보이면서 친환경차 시장 규모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 추세대로라면 수입 하이브리드 판매도 올해 처음으로 1만대를 넘어 1만5,000대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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