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2%대 저성장 터널' 출구가 안보인다

[한은, 올 성장률 2.6%로 하향조정 전망]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영향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내년에도 ‘2%대 저성장 터널’을 빠져나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현재 2.8%인 성장률 전망을 2.6% 안팎으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전망치도 기존에 발표했던 3%를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부터 추세적으로 2% 성장(2014년 제외)이 고착화하는 것이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글로벌 성장세 둔화 따라



최근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세계적 전망기관들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성장전망치를 앞다퉈 하향 조정 하고 있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대부분 IB들은 올해 세계 경제가 3% 성장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과 시티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2.5%에서 2.4%로 나란히 내렸다. 노무라는 기존 3.1%에서 2.9%로 내렸고 BoA는 3.4%에서 3.0%, 골드만삭스는 3.1%에서 3.0%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IB들은 미국의 경기 둔화, 일본과 유로존의 경기 회복세 둔화, 중국 경기불안 등으로 경기 회복이 더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브렉시트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며 글로벌 저성장 추세가 고착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내년 전망치도 3%대 포기예상 ‘3년째 고착화’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19일 발표하는 세계 경제 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하향 조정할 예정임을 시사한 상태다. IMF가 기존에 내놓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은 3.2%, 내년은 3.5%다.

전세계적인 저성장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큰 부담이다. 정부와 금융 시장에서 한은이 14일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기정사실화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4월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에서 2.8%로 낮췄지만 이번달 다시 2.5~2.6%까지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2.3%), LG경제연구원(2.4%), 현대경제연구원(2.5%) 등 민간 전망기관들은 이미 올해 성장률을 2% 초중반으로 내렸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금융연구원 역시 기존 3% 전망을 2.6%로 대폭 떨어뜨렸다.

내년에도 경기 반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한은은 4월 경제전망 발표에서 내년 성장률을 3%로 내다봤지만 이번 수정 작업에서 2%대로 내릴 공산이 크다. KDI는 2.7%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이 맞다면 △2012년 2.3% △2013년 2.9% △2014년 3.3% △2015년 2.6%에 이어 2016년, 2017년까지 2014년을 뺀 5년간 2%대 성장에 갇히게 된다. 앞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 경기불안, 국제유가 하락 등 메가급 변수에 따라 세계 경제가 출렁거릴 때마다 저성장 추세는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

“추경재원으로 하반기 경제충격 최소화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에서 올 하반기 경제가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적 불안 요인도 있지만 국내에서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사태로 인한 사회적 충격을 줄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저성장 탈피를 위해 연구개발(R&D) 등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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