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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는 12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풀꽃도 꽃이다’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올바른 교육에서 벗어난 우리의 교육 현실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집필 배경을 밝혔다.
모의고사 성적표를 복도 벽에 붙여 학생들에게 위화감과 긴장감을 야기하는 ‘차별 교육’에 반대해 교장실을 찾아 항의하는 고등학교 교사 강교민은 학생들이 성적에 연연해 행복하지 못한 현실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항변하고 학생들에게는 성적보다 인간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함을 역설한다(‘풀꽃도 꽃이다’ 중에서).
저자는 ‘풀꽃도 꽃이다’에서 전국 680만 초중고생이 자신의 꿈과 미래를 선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오로지 대학이라는 한 길만 바라보며 달리는 비통한 현재를 진단하고 우리 모두 함께 그려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를 제안한다.
한국의 교육 현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저자는 지난 3년간 유아기부터 시작되는 온갖 사교육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고 각급 학교와 사교육 현장을 찾아가 관련 종사자를 취재했다. 작가는 “사람을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교육인데 교육 때문에 청소년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우리는 인성교육 없이 급진적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인간을 인간으로 키운 것이 아니라 기능화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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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교육에 날 선 비판을 가하는 그는 최근 막말로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는 교육부 공무원을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조 작가는 “민중이 개돼지라면 그들에게 세금을 받은 그는 개돼지에 기생하는 기생충이거나 진딧물 같은 존재”라며 “교육부 핵심 부서에 있으니 교육이 이렇게 됐다. 당사자에게 사표를 받는 것은 물론 장관도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개혁이 쉽지 않지만 저자는 이번 소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만들어가는 작은 밀알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작가는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내면서도 이번처럼 통렬하게 쓴 적이 없었다”며 “내 소설이 다소나마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등단 55주년이 되는 80대 초반까지 무엇을 쓸지 준비해놓았다는 저자는 국민에게 국가는 어떤 의미인지 묻는 작품을 차기작으로 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