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동차 공유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도래할 수 있어 자동차 업체들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제로카’ 서비스 신청자를 받고 있다. 쏘카는 제로카에 대해 “차량 운용 방식에 따라 비용이 들지 않고 오히려 수익도 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제로카의 개념은 이렇다. A씨가 월 이용료 19만8,000원인 제로카 서비스를 신청한다. A씨는 자가용처럼 제로카를 이용한다. 그리고 차를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는 카셰어링 차량으로 제공한다. A씨 근처에 거주하는 B씨나 C씨가 차량을 이용하고 지불하는 비용은 A씨의 수익으로 잡힌다. A씨의 차량을 카셰어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늘수록 A씨의 수익은 올라간다. A씨는 수익을 통해 월 이용료를 차감받고 남는 금액은 쏘카 포인트로 적립 받을 수 있다. A씨 주변에 쏘카 고객이 많을수록 수익도 늘어난다. 만약 A씨의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이 적어 수익이 적으면 A씨는 차액만큼 월 이용료를 내면 된다. A씨의 차량은 별도의 보험료가 없다. 쏘카에서 정기적으로 점검 및 관리를 해준다.
현행법상 개인이 차량 공유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제로카 차량은 소유주가 쏘카 법인이기 때문에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쏘카 관계자는 “시범적으로 현대차 아반떼 500대를 한정 서비스하는 것”이라며 “반응이 좋으면 서비스 차종과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제로카 서비스가 두 가지 측면에서 자동차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쏘카가 차량 공유 거점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봤다. 제로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주차장이 쏘카의 거점이 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제로카 서비스가 확대될 경우 완성차 업체의 자동차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집 주변에 카셰어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이 많아지고 선수금·보증금·취득세·자동차세·보험료 없이 월 할부금보다 싼 가격에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실속을 중시하는 젊은 고객들로부터 반응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쏘카의 제로카 서비스는 개인 차량을 공유해 수익을 올리는 완성 단계의 카셰어링 서비스의 초기 모델”이라며 “사고 발생시 처리 방법과 같이 분쟁 소지만 잘 처리한다면 서비스가 활성화돼 예상보다 빨리 차를 사지 않고 빌려 타는 자동차 공유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