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당수 /사진=EPA연합뉴스
최악의 리더십 위기를 맞은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당수가 대표직 경선에 출마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동당 내에서 경선 ‘자동 출마’ 자격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노동당 경선 관리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NEC)는 ‘대표에 도전하는 후보는 소속 하원의원 또는 유럽의회 의원 20%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을 코빈 당수에게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코빈 당수는 소속 의원 51명(총 하원의원 231명·유럽의회 의원 20명 중 20%)의 지지를 얻어야만 한다.
하지만 가디언은 당내 지지세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코빈 당수가 이를 채우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노동당 의원들은 노동당이 브렉시트 반대를 공식 입장으로 정했는데도 노동당 지지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유럽연합(EU) 탈퇴에 투표한 데다 전통적인 텃밭인 웨일스 지역 등에서 EU 탈퇴가 우위로 나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코빈 당수에게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코빈 당수가 물러날 뜻이 없다고 버티자 예비내각 장관들 가운데 3분의 2가 자진 사퇴했으며, 당수 불신임 투표에서도 소속 하원의원 230명 가운데 212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172표, 반대 40표로 압도적 다수가 코빈의 대표직 사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서 코빈 당수는 현 대표로서 자동으로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만일 자신이 자동으로 후보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 경선 진행 금지를 요청하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예비내각 기업장관 직을 사퇴한 앤젤라 이글 하원의원은 지난 11일 “코빈이 제공할 수 없는 리더십을 보이겠다”며 당 대표직 도전을 선언했으며, 오엔 스미스 하원의원도 경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