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주도로 처음 열리는 ‘아시아 자율규제기관 공동 세미나’는 아시아 증권시장의 불공정거래 사례와 시장감시 기법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우리의 시장감시 인프라를 수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입니다.”
이해선(사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1회 아시아 자율규제기관 공동 세미나는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한국거래소의 위상 강화와 인프라 수출이라는 명분과 실리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소 시감위의 주최로 13일부터 사흘간 여의도 거래소에서 열리는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과 중국·일본·대만·싱가포르·인도·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11개국의 14개 자율규제기관들이 대거 참여한다. 시장감시를 담당하는 아시아 지역 내 자율규제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국의 불공정거래 사례와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 자율규제기구 협의체인 시장간감시그룹(ISG) 정기총회에서 이 위원장이 ‘아시아 자율규제기구 협의체’ 구성을 처음 제안한 후 이번 세미나가 마련됐다.
거래소는 매년 정기 세미나를 열고 2~3년 내 아시아 자율규제기관 협의체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증권·파생상품시장에서 국경을 초월한 거래가 늘어나면서 신종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국가 간 상호 협력체계 구축도 중요해졌다”며 “기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중심의 ISG는 아시아 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기 힘든 만큼 별도의 협의체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협의체가 만들어지면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통해 불공정거래 세력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실질적 채널이 구축되게 된다.
이 위원장은 “최근 경제발전과 함께 개인투자자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 신흥국들은 정보기술(IT) 강국이자 온라인 주식거래가 활성화된 한국의 시장감시 노하우를 전수 받고 싶어한다”며 “이번 세미나를 적극 활용해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차세대 시장감시 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를 수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오는 2018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총 90억원을 투자해 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시장감시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