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현(왼쪽) H&A디자인연구소 소형가전팀 수석연구원과 윤석원 H&A사업본부 청소기 상품기획파트부장이 전투기 조종장치인 컨트롤 스틱을 닮은 LG 코드제로 싸이킹 핸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은 청소기 손잡이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깼다. 기존 청소기 핸들이 주유기와 같은 모양이었다면 이번 신제품은 전투기의 조종 장치인 컨트롤 스틱과 닮았다. 청소기를 작동하는 전원 버튼은 오작동을 없애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듯이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완전히 새로운 모양으로 손목 회전이 편리한 인체공학적인 핸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최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코드제로 싸이킹 개발의 주역인 H&A사업본부 남보현 수석연구원과 윤석원 상품기획파트부장을 만났다. 이들은 코드제로 싸이킹에 대해 “제작하기는 어렵지만 충분한 가치를 낼 수 있는 남다른 디자인을 선보였다”며 “업그레이드된 디자인과 편리성으로 코드제로만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다”고 전했다.
포스텍 인간공학설계기술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코드제로 싸이킹 손잡이는 제작 기간이 1년 반이나 걸렸다. 윤 부장은 “청소기는 가전제품 중 유일하게 소비자가 계속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사용 과정에서 생기는 어깨·허리·손 통증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충이 있었다”며 제작 배경을 소개했다. 청소하는 중에 손목과 어깨·팔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센서를 달고 측정했고 시중에 나와 있는 10종가량의 청소기 핸들을 분석했다.
남보현(왼쪽) H&A디자인연구소 소형가전팀 수석연구원과 윤석원 H&A사업본부 청소기 상품기획파트부장이 전투기 조종장치인 컨트롤 스틱을 닮은 LG 코드제로 싸이킹 핸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남 연구원은 “아이디어를 수백장 스케치하고 3D 프린터로 모델 70~80개를 만들어 여러 가지 환경에서 시험해봤다”며 “어떤 것이 가장 편하고 불편한지와 서양인과 동양인,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의 사용 테스트를 거쳐 최적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디자이너, 개발자, 포스텍 연구소 간의 입장 차가 있었기 때문에 의견 조율이 쉽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끝장토론과 워크숍을 통해 결국 디자인과 기능 모두 놓치지 않는 핸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렇게 완성된 핸들은 사용자의 힘을 청소기에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손목 회전이 편리하도록 손잡이의 길이·경사각·두께 등 14가지 요소를 최적화시켰다. 사용자가 손목을 비틀지 않고도 모서리, 가구 밑 등을 편리하게 청소할 수 있는 것이다. 신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팔 근육 사용량과 손목 동작을 각각 19%, 10% 줄여 미국인체공학기관으로부터 인체공학제품으로 인증받았다.
디자인뿐 아니라 청소기 모터도 업그레이드됐다. ‘2세대 스마트 인버터 모터’를 탑재해 무선청소기 가운데 세계 최고인 205W(와트)의 흡입력을 구현한다. 이는 바닥에 있는 500원짜리 동전도 빨아들일 수 있는 정도다. 신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무게도 400g 줄었다. 핵심 부품인 ‘2세대 인버터 모터’가 기존 모터 대비 크기는 60% 더 작고 무게는 49% 더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지만 탄소 막대가 없기 때문에 탄소 먼지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남 연구원은 “청소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사노동이나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디자인적으로도 예쁘면서 사용도 편리한 청소기 디자인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