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베타ETF는 시장수익률을 뜻하는 ‘베타(beta)’에 펀드매니저의 투자기법과 전략을 투입해 발생하는 수익률 ‘알파(alpha)’를 추가한 형태의 상품으로 다양한 요소들을 지수화해 벤치마크로 삼는다.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도입됐다. 시가총액 가중방식을 기본으로 하는 기존의 ETF들이 대형주의 등락에 크게 좌우되거나 채권의 경우 대규모 발행자들에게 쏠리는 단점을 보완하는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상장된 주식형 ETF의 25%가 스마트베타형 상품일 정도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블랙록, 레그메이슨, 아문디 등 굴지의 자산운용사들이 지난 5년간 수많은 스마트베타 ETF를 내놓은 결과 스마트베타형 운용자산은 2008년 1,030억달러에서 2015년 6,16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국내는 대부분의 ETF가 단일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로 최근 몇 년 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머물자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 국내 ETF 156개 중 109개가 주식형, 20개가 채권형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박스권에 갇힌 증시 상황에서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최근 스마트베타 ETF를 내놓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등이 총 16개의 스마트베타ETF를 출시한 상태다.
한화자산운용은 일찌감치 ‘ARIRANG 스마트베타’시리즈를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기존에 있던 상품들 중 거래가 잘 일어나지 않거나 규모가 작은 ETF들은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 자발적으로 상장을 폐지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한화자산운용은 ‘ARIRANG 스마트베타 Quality’, ‘ARIRANG 스마트베타 Momentum’, ‘ARIRANG 스마트베타 Value’, ‘ARIRANG 스마트베타 LowVOL’, ‘ARIRANG 스마트베타 Quality채권혼합’, ‘ARIRANG 스마트베타 4종결합’을 연이어 출시하며 상품 라인업을 갖춰 스마트베타 상품에 특화된 운용사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ETF운용사 중 가장 많은 상품을 갖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스마트베타 상품을 추가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로우볼’, ‘TIGER 모멘텀’, ‘TIGER 가격조정’, ‘TIGER 우량가치’, ‘TIGER 베타플러스’를 상장시켰다. 이 중에서도 ‘TIGER 로우볼’은 대표적인 스마트베타형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3년 6월 100억원대로 상장한 ETF는 3년만에 732억원으로 7배 가량 규모가 늘어났다. 지난 1년간 매달 6억원씩 거래가 일어나며 덩치를 키웠고, 최근 3년 수익률도 11.7%로 가장 우수하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스마트베타 ETF를 3종 추가하며 라인업을 4개로 확장했다. 기존의 ‘KODEX 삼성그룹밸류’ 외에도 지난 5월 상장한 ‘삼성KODEX모멘텀PLUS’, ‘삼성KODEX퀄리티PLUS’, ‘삼성KODEX밸류PLUS’는 각각 장기 성장지표, 영업효율과 수익성, 가치지표 등을 팩터(Factor)로 적용해 상위기업들을 선정해 투자한다. 단순히 시가총액, 배당수익률 등 한 가지의 팩터로 산출하던 지수의 구성방식과는 달리 멀티팩터를 활용해 안정적인 알파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스마트베타 ETF들 중에는 대체로 상장기간이 긴 상품들의 수익률이 양호하다. 단기 투자 보다는 중장기 투자가 더 유리한 것이다. 실제 지난 2013년 6월20일 상장한 ‘TIGER로우볼 ETF’의 최근 3년 수익률은 11.7%로 다른 액티브ETF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은 -7.3%, 6개월은 -1.5%에 그쳤다. 2011년 10월26일 상장한 ‘TIGER모멘텀ETF’도 마찬가지다. 최근 3년 수익률은 7.4%를 기록했지만 3개월은 -7.5%, 6개월은 -7.9%로 부진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스마트베타 ETF의 수익률이 최근 브렉시트 영향으로 다소 저조했지만 액티브형 펀드와 비교하면 선전했다”며 “이런 결과가 지속된다면 3~4년 내로 스마트베타 ETF가 액티브형 펀드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