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11만가구 쏟아내…하반기 분양 큰장 선다

이월 물량에다 계획없던 것도 포함…상반기의 2배로
중견업체들도 하반기 분양 집중으로 공급과잉 우려

대형 건설사들의 하반기 분양 물량이 상반기 공급량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에 분양을 하지 못한 사업장 물량이 이월된데다, 2·4분기부터 분양 시장이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며 연초 계획에는 제외됐던 물량도 상당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을 비롯해 국내 10대 건설사는 올 하반기에만 11만 2,185가구를 분양한다. 이는 이들 건설사가 올해 상반기에 공급한 아파트(6만 708가구)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10대 건설사의 올해 전체 공급량도 연초 계획했던 15만여 가구에서 17만여 가구로 2만 가구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10대 건설사, 하반기 11만 2,000여 가구 분양 = 서울경제신문이 1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모든 건설사의 하반기 공급량이 상반기를 넘어섰다.

업체별로 보면 하반기 공급 물량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대우건설(047040)로 총 2만 3,487가구(오피스텔 포함)를 분양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도 9,740가구를 공급한 대우건설은 올해 공급량만 3만 가구를 넘어서게 됐다.


상반기 분양 물량 1만 2,457가구로 대형건설사 중 가장 많았던 GS건설(006360)은 하반기에도 1만 5,194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며, 대림산업(000210)도 상반기(6,702가구)의 2배에 달하는 1만 2,551가구를 하반기에 쏟아낼 계획이다. 롯데건설 역시 1만 1,266가구를 공급해 상반기(6,937가구)보다 62%가 증가했고, 현대건설 역시 상반기보다 4,307가구가 많은 1만23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하반기 증가 된 물량 중 상당수는 상반기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다 하반기로 일정이 지연된 사업장이었다. 특히 4월 이후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재건축 아파트 분양 훈풍에 기준 금리 인하까지 겹치면서 건설사들의 공급 물량도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 중견 건설사들도 하반기 물량 늘어 = 눈길을 끄는 것은 하반기 분양물량 가운데 올 초 계획에는 없었던 물량도 상당수 포함되고 있다. 예컨대 현대건설은 ‘경기도 광주 태전2차’ ‘경기도 김포 향산리’ ‘레이크송도2차’ 사업장 등이 하반기에 포함됐고, SK건설도 올해 초 계획이 3,000여 가구였지만 하반기 9,000여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중견 주택전문건설사들 역시 하반기에 공급이 집중돼 있다. 호반건설의 경우 상반기 분양 물량이 2,200여 가구였지만 하반기에는 9,0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며 중흥건설 역시 상반기보다 2,000여 가구가 많은 6,000여 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보급률이나 자가보유율 등 스톡(재고) 측면에서는 여전히 공급 과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정 기간 플로우(유량) 면에서는 공급 과잉이 맞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택 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저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호·조권형·정순구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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