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니스 테러의 범인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31)에 대해 “매우 빨리 급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IS의 테러 지침에 노출된 개인들과 마주하고 있다”며 “이 공격은 훈련을 받지 않고도, 대량살상무기를 갖지 않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IS 대변인을 지낸 아부 모함마드 알아드나니는 앞서 “폭탄을 터뜨리거나 총을 쏠 수 없다면 차로 돌진하라”고 추종자들을 선동해 부렐이 니스 해변에서 자행한 트럭 테러를 시사한 바 있다.
IS와 연계된 인터넷 매체인 아마크통신은 이날 IS 소식통을 인용해 “IS 전사 1명이 니스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 작전은 무슬림을 공격하는 십자군 동맹의 민간인을 겨냥하라는 (IS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검찰은 부렐을 트럭에서 사살할 때 발견한 권총 2정 등을 그가 확보한 경위에 대해 수사하며 관련 남성 4명을 체포했지만 테러 예방에는 어려움을 인정했다. 카즈뇌브 장관은 니스 테러에 대해 “새로운 형태의 공격”이라며 “대처가 지극히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범인이 이전까지 극단주의 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아 테러 방지 국내외 정보기관들의 감시망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튀니지 출신의 이중국적자인 부렐은 프랑스로 이주해 결혼했다 부인을 폭행해 집에서 쫓겨난 후 혼자 살며 수년간 폭력·절도 등을 일삼아 니스 경찰에 잘 알려진 ‘잡범’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테러 현장인 니스 해변에서는 IS를 규탄하고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시민들이 적지 않지만 대중 속 일반인이 민간인을 향해 무차별 살상 행위에 나서는 데 대해 “도대체 뭘 더 할 수 있느냐”는 회의감도 프랑스를 물들이고 있다.
TV 뉴스채널 ‘프랑스24’ 임원인 크리스틴 오크랑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시위와 정쟁도 최소화하며 대응했지만 곧이어 벨기에 테러가 발생하고 희생자들은 파리 테러범들에 또 당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니스 테러 직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이라크와 시리아에 대한 군사작전 강화와 국가비상사태 연장을 발표했지만 프랑스에 “더는 국가 통합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국민 통합은 쪼개지고 있고 정부는 스스로를 보호할 최선의 방법에 확신이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프랑수아 드라트르 주유엔 프랑스 대사도 니스 테러에 대해 “우리는 지금 엄청난 쇼크 상태”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18일 브뤼셀에서 만나 ‘테러와의 전쟁’ 관련 대응 방안을 긴급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손철기자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