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유럽에서 미국ㆍ신흥시장으로 몰린다

미 주식형 펀드 한주간 126억달러 순유입...S&P500지수 9% 급등
유럽 주식형 펀드는 23주 연속 자금 유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 후폭풍에 글로벌 자금이 유럽에서 빠져나와 미국과 신흥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기관인 EPFR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자료를 인용해 지난 일주일 동안(13일 기준)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108억 달러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연초 이후 최근까지 글로벌 주식 펀드에서는 1,230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하지만 브렉시트 여파로 일본에 이어 독일 국채 금리도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미 국채 수익률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안전자산 가격이 급등하자 투자가들이 또 다시 위험자산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주식형 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126억 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많았다. 이에 힘입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도 브렉시트 이후 9% 가량 급등했다.

브렉시트 이후 한동안 아시아 등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투자가들이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대거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 채권 펀드에는 일주일 동안 27억 달러가 순유입되며 전주의 34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신흥국 주식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16억 달러로 4개월만에 최고치였다. 또 하이일드(고수익ㆍ고위험) 채권펀드에도 지난 11일에는 21억 달러가 유입되며 하루 기준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간 기준으로도 44억 달러에 달했다.

반면 브렉시트로 실물 경제 타격과 은행 부실 우려가 증폭된 유럽에서는 뭉칫돈이 대거 빠져나갔다. 유럽 주식형 펀드에서는 영국 10억 달러를 포함해 44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는 사상 최악의 기록으로, 23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EPFR의 캐머론 브랜트 리서치 담당 이사는 “투자가들이 브렉시트, (대규모 부실 자산에 시스템 위기가 커진) 이탈리아 은행 부문 등 많은 문제 때문에 유럽과 거리를 두고 있다”며 “반면 올해 하반기내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으로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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