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이론 적용한 ‘꿈의 메트리스’ 투자하라며 1,900명에게 사기 친 일당 체포

메트리스 생산업체 대표 등 사기 혐의 구속
다단계 성격 사기, 7개월 만에 피해금액만 170억원

프랑스의 천재 수학자 파스칼의 이론을 적용해 ‘꿈의 메트리스’를 개발했다고 고령의 퇴직자 등 1,900명을 속여 170억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주용완 부장검사)는 메트리스 생산·판매업체 P사의 대표이사 최모(60)씨 등 고위급 임원 9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권모(54·여)씨 등 임직원 19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강남구 등지에 사무실을 차리고 수학자 파스칼의 이론을 이용한 메트리스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퇴직자와 주부 등에게 사기를 쳤다. 고수익에 보장한다는 말에 속아 피해자들은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 투자했다 손실을 봤다고 검찰은 말했다. 파스칼(1623~1662)은 13세 때 이항계수를 삼각형으로 나열한 파스칼의 삼각형을 발견한 근대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로 유명하다. 검찰은 이들이 의심을 피하기 위해 홈쇼핑·면세점 등과 판매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유명연예인의 이름도 활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조사결과 이들은 홈쇼핑·면세점 등과 판매계약을 맺은 사실이 없었다. 이들은 2013년 스프링 대신 섬유사를 이용해 인체에 전달되는 충격을 완화해 주는 특허를 양수한 사실은 있었지만 2014년 등록료를 내지 않아 사기를 칠 당시 특허권이 없는 상태였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들이 말한 ‘꿈의 메트리스’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일당이 투자금액에 따라 투자자에게 특약점이나 대리점을 차려주고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자를 데리고 오면 영업지원비와 수당 등을 지급하는 등 다단계 형태로 조직을 운영해 피해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