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A10 미소금융
은행에서 잠자고 있는 예금으로 저소득층의 자활을 돕고자 설립된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정작 4년째 휴면예금을 출연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9월 서민금융진흥원으로의 새 출발을 앞두고 은행권 휴면예금 출연이 다시 가능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미소금융중앙재단에 따르면 2011년까지 매년 평균 600억원 규모로 재단에 출연됐던 은행권의 휴면예금은 지난 2012년 대법원 판결로 휴면예금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면서 최근에는 4억원 안팎으로 줄었다. 휴면예금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해지자 자발적으로 휴면예금을 출연해오던 은행들이 이를 기피한 것이다.
대법원 판결 이전까지 은행은 거래가 중단된 지 5년이 경과한 예금을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예금으로 보고 서민금융 재원으로 출연해왔다. 하지만 2012년 8월 대법원이 ‘정기적으로 이자가 지급되는 예금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출연이 중단됐다. 은행은 약관상 거래가 중단된 예금도 분기별로 이자를 지급하고 있어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은행은 약관을 개정해 휴면예금을 다시금 출연할 수 있도록 추진해왔다. 5년이 지나면 이자 지급을 중단해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예금으로 볼 수 있도록 하되 예금주가 지급을 요청하면 밀린 이자까지 모두 지급한다는 내용을 은행 약관에 명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약관을 개정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원권리자의 권리가 축소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공정위는 ‘휴면예금으로 출연한 후에도 언제든지 예금주가 인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법률에 전제돼야만 약관 개정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3월 서민금융생활지원법에 이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공정위는 은행의 약관 변경에 대해 허용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올 3월 공정위가 요구했던 내용이 서민금융생활지원법에 들어가면서 공정위가 은행권 약관 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서민금융진흥원 출범 시기에 발맞춰 미소금융재단이 중요 재원인 은행권 휴면예금을 출연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