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춘천 구봉산에 구축한 데이터센터(IDC) ‘각’에는 차가운 공기와 뜨거운 공기를 별도의 공간에 가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차폐 시스템’을 사용한다./사진=네이버
2003년 1월 전국 유무선 인터넷이 7시간이나 마비됐다. 음성·데이터 신호를 국내외에 전송·중계하는 보안시설인 KT 혜화 전화국이 해킹 공격을 받은 것이다. 전화국에 유입된 다량의 데이터가 고장을 일으키고 트래픽이 KT망을 타고 퍼지며 주요 대형 데이터센터(IDC-Internet Data Center)의 네트워크 기능이 스톱됐다. 이는 ‘1·25 인터넷 대란’으로 불리며 IDC의 중요성을 실감케 하는 사건으로 남았다.13년여가 흐른 지금 IDC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스마트기기와 사물인터넷(IoT)의 확산으로 인터넷 의존도가 높아지고 동영상·가상현실(VR) 등 고용량 콘텐츠 시대가 열리면서다. IDC는 단순 저장하는 클라우드 사업뿐 아니라 모바일 결제 등 신사업의 기초 인프라이기도 하다.
‘서버호텔’ 또는 ‘임대 아파트’라고도 불린 IDC는 단순히 설명하면 ‘인터넷이 사는 집’으로 e메일·쇼핑 등의 작업을 처리하고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이다. 예컨대 웹툰 구독자가 그림을 클릭하면 컴퓨터는 해당 콘텐츠가 저장된 IDC 서버에 신호를 보낸다. 이때 서버에 각각 고유 IP로 저장된 콘텐츠들이 신호에 따라 다시 사용자에게 송출된다.
집도 건설비와 관리비가 들듯 IDC도 대용량 공간과 회선운영비·전산설비비 같은 비용이 든다. 대기업은 자체 IDC 시설을 구축했지만 작은 기업들은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전문 업체에 위탁했다.
IDC는 서버나 무정전전원공급장치·항온항습기 등 장비가 위치한 전산실과 이들의 상태를 체크하는 중앙통제실 등으로 구성됐다. 이 장비들은 연중무휴 24시간 가동, 항상 고장의 위험을 안고 있어 실내 환경조건이 까다롭다. 그중에서도 서버의 열 과부하 방지는 가장 많은 연구와 노력이 드는 분야다. 쉴 새 없이 작동되는 서버 열을 식히는 데 사용하는 전력 비중은 절반 이상에 달하며 운영 원가 및 이용요금과도 직결된다.
네이버는 춘천 구봉산에 구축한 IDC에 이런 기능의 ‘차폐 시스템’을 뒀다. 이곳은 지대가 높고 산을 깎아 만들어 자연냉방효과도 좋다. 네이버와 달리 고객사에 IDC를 제공하는 KT는 도심에 위치해야만 하기 때문에 자연냉방이 불가하다. 이에 겨울철 외부의 찬 공기를 활용하면서 내부 온도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부 온도를 1℃ 올리면 냉방 에너지는 7~8%가 절감되는데 이를 위해 스토리지 제조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LG CNS는 컨테이너형 IDC를 도입, 층 전체 인프라를 높여야 하는 전용건물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한다.
지리적 조건이나 바다를 이용한 시도도 눈에 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바다 조류를 이용해 전력 변환으로 유지비용을 낮추고 해저 낮은 온도로 열을 냉각시킬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북극과 96㎞ 거리인 스웨덴에 IDC를 세우고 열기를 냉각시킨다.
공해 문제는 과제로 남았다. IDC는 수요 급증이나 정전에 대비한 예비전력을 둔다. 전력을 감동하기 위해 경유 엔진을 이용하는데 이때 유해가스가 배출된다. IDC 관계자는 “경유 발전기가 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며 “신규 건물에는 태양열 등 자연을 이용한 전력공급을 일정 비율 가져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