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업계 2위 HK저축은행 인수 마무리

기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 안도의 한숨

미국계 사모펀드인 JC플라워가 저축은행 업계 2위인 HK저축은행(A007640) 인수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기존 인수기업인 애큐온캐피탈(옛 KT캐피탈)을 통해서다. 딜라이브(옛 씨앤앰)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모면한 HK저축은행의 기존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또 하나의 급한 불을 끄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정례회의를 열어 애큐온캐피탈의 HK저축은행 주식 취득 및 출자 승인안을 의결했다. 애큐온캐피탈은 JC플라워가 KT로부터 지난해 8월 인수한 할부금융업체다.


애큐온캐피탈은 지난 1월 국내 PEF인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HK저축은행의 지분 98.63%를 인수한다고 처음 공시했다. 이후 보고인베스트먼트(현 보고펀드자산운용)가 HK저축은행에 1,400억원 규모로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철회하면서 JC플라워는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따라 인수금액은 첫 공시 때보다 244억원 줄어든 1,980억원으로 4월 확정됐고 HK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도 애큐온캐피탈의 7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JC플라워와 협력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MBK파트너스가 간접적으로 HK저축은행의 매각금액을 깎아준 셈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크리스토퍼 플라워 JC플라워 회장이 과거 골드만삭스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이번 거래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HK저축은행의 매각 절차가 다소 지연되면서 골머리를 앓던 MBK파트너스도 일단 1,2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쥐면서 숨을 돌리게 됐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경영 위기에 빠진 HK저축은행에 지난 2006년 처음 투자한 뒤 업계 2위의 업체로 키워내서 성공적으로 매각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큐온캐피탈을 통해 대형 저축은행을 품에 안은 JC플라워는 지난해 10월 인수한 두산캐피탈도 올해 안에 합병해 개인신용대출 시장에서의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