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교수가 21일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에서 인공지능(AI)과 비즈니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인공지능(AI)이 가장 잘하는 영역은 언어와 수학 능력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공교육은 언어와 수학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AI가 가장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어른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교수는 2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에서 ‘인공지능은 미래 비즈니스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면서 “AI를 빨리 이해하고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 공생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교수는 “AI 시대에는 AI가 못하는 것에 인간이 집중해야 한다”고 지금의 교육 방식을 비판했다.
예를 들면 AI에 계산을 맡기고 인간은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현재의 교육 방식은 수학과 언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가 인간보다 뛰어난 것은 언어와 수학 능력이고 나머지 영역은 인간이 뛰어나다”며 “하지만 공교육에서는 나머지 영역은 보지도 않는다”고 거듭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UC버클리 갤럭트랩에서 연구한 뇌파 분석 모델을 소개하면서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 방식에 대해 소개했다. 갤럭트랩은 영화를 보면서 뇌의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를 시행해 뇌파를 통해 영상 이미지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앞으로 뇌만 보면 영상을 저장할 수 있고 꿈도 동영상으로 재생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때 뇌파를 분석하니 지금과 다른 방식의 교육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는 순간은 산책을 하거나 공상하는 등 일명 ‘멍 때리는 순간’이었다는 것이 정 교수의 부연 설명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해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하나로 일치하는 융합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정 교수는 내다봤다. 비트(정보)와 아톰(물리)의 융합,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디지로그), 제품과 서비스, 피지컬과 사이버의 융합 등이 머지않은 시대에 나타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정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제품에 인터넷 태그를 붙여 온라인에서 소비자의 움직임을 전부 알 수 있다”면서 “아마존은 주문하는 제품을 배송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할 것 같은 양을 예측해 포장해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하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또 전 세계가 열광하는 게임 ‘포켓몬 고’에 대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뒤섞이는 것이 바로 핵심”이라고 해석했다.
/제주=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