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유리공업은 화장품 용기처럼 다품종 소량 제품도 자동화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금형을 교체하는데 소요되던 시간을 반나절에서 30분 이내로 단축시킨 기술을 1987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벌써 30년 전 이야기다. 영일유리공업의 소리 없는 혁신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난해 분당 최대 180개의 용기를 자동 생산할 수 있는 최신설비를 추가로 도입한 이 회사는 공장장이라는 직함이 없다. 칠순을 넘긴 대표가 아직도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재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예림임업도 마찬가지다. 한때 국내 1위 가구업체였던 보루네오 가구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 회사는 ‘벨로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어시장의 혁신을 선도해 가고 있다. 36㎜ 두께가 표준화된 도어시장에 40㎜두께의 고급도어를 선보인데 이어 도어 프레임에 동종업계 최초로 고무 가스켓을 적용했다. 중후한 디자인은 물론 차음성 등의 기능적인 측면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1차 고객인 시공업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된 시장에서 작업의 번거로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로체 도어를 접해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예림임업은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혁신 작업이 이어질 경우 K-뷰티나 K-푸드가 세계 소비자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처럼 국내 중소기업들의 제품들도 글로벌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안광석 서울경제비즈니스 기자 busi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