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MDB 유용 혐의로 1조원대 자산 몰수 추진

나집 총리 양아들, 30억 달러 유용해 비버리힐스 부동산 등 구매
싱가포르도 2,000억원대 자산 압류

미국 법무부가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기업 1MDB 자금을 유용해 사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10억달러(약 1조1,395억원) 상당의 자산에 대한 몰수 절차에 들어갔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재산몰수 신청을 냈다. 미 법무부는 소장에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양아들인 리자 아지즈가 국부펀드에서 빼돌린 30억달러를 자회사와 로펌 등을 통해 세탁한 후 베벌리힐스 부동산과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등을 사들이는 데 썼다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신청한 몰수 대상은 미국 자산에 한정됐다. 소장에는 나집 총리의 이름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펀드를 감독하는 공무원1’이 총리의 신상과 일치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나집 총리는 1MDB와 관련된 비리 의혹을 부인했지만 그가 1MDB 부패 스캔들에 연계됐다는 혐의는 더욱 분명해진 셈이다.

한편 21일 싱가포르 신문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이 나라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과 검찰총장실도 2억4,000만 싱가포르달러(약 2,013억원) 규모의 1MDB 관련 자산을 압류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당국은 “1MDB와 관련한 수상한 거래가 포착됐다”며 “관계부서와 협의해 버진 아일랜드 등 조세 회피지역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에 대해 추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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