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창원시에 자리잡은 LG전자 생활가전 컨트롤타워는 완제품뿐만 아니라 핵심 부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LG전자는 각각 1공장과 2공장을 가동중이다.
연면적 28㎡ 의 LG전자 창원 1공장은 냉장고·정수기·컴프레서 등을, 연면적 52만6만㎡인 2공장은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모터, 컴프레서 등을 생산한다.
LG전자는 H&A(Home Appliance&Air Solution)사업본부 내에 핵심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갖췄다. 전세계 종합 가전 업체 가운데 모터와 컴프레서 등 부품 사업을 직접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1공장과 2공장에서 생산된 모터와 컴프레서는 같은 공장 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정수기 등 제품 생산라인에 바로 투입된다. 부품과 제품 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최적의 품질과 고성능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세탁기용 DD모터, 6초에 한대씩 생산
LG전자 창원 2공장 내 모터 생산라인에서 직원이 세탁기용 DD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자석과 코일로 이뤄진 모터는 코일 감기, 코일 연결, 검사 등 크게 3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모터는 많은 양의 코일을 균일하게 감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마치 물레를 곱게 짜는 것과 같다. 총 11개인 생산라인은 품목에 따라 공정 방식이 다르다. 라인 길이 역시 짧게는 10m에서 길게는 50m까지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중 세탁기용 DD(Direct Drive)모터를 생산하는 라인은 3개다.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모터 가운데 DD모터의 비중이 30% 이상으로 가장 많다. 코일을 감는 공정은 위쪽과 아래쪽 두 방향에서 동시에 이뤄져 6초면 DD모터 1대가 만들어 진다. 5대의 로봇이 DD모터를 옮긴다. 냉장고의 심장,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70m 라인 거쳐야 완성
LG전자 창원 1공장 내 냉장고 컴프레서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냉장고, 에어컨, 정수기 등에 사용되는 컴프레서용 모터는 품목에 따라 짧게는 3초에 컴프레서 한 대씩 만들어 진다. 냉장고에 쓰이는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정수기에 사용되는 소형 컴프레서 등이 있다. 냉장고용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는 70m 길이의 라인을 통과하면서 조립, 용접 등 총 10개의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자동화 설비는 리니어 모터의 영구자석과 전자석 사이의 간격인 ‘에어 갭’을 최소화 해 더 작은 전류를 만들어 냄으로써 컴프레서 성능을 높인다. 리니어 모터는 직선운동을 하는데 가로 방향의 길다란 형태로 피스톤과 4쌍의 스프링을 연결한다. 이때 탄성력이 높은 스프링을 균형이 유지된 상태에서 체결해야 모터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가혹한 품질테스트… ‘껐다 켰다’ 수십만번·대형수조에 넣기도
이곳에서 생산되는 모터와 컴프레서는 가혹한 품질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국가 표준 규격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에너지효율, 소음 (무향·잔향), 진동, 수명 등의 시험을 거친다. 코드제로 싸이킹의 2세대 스마트 인버터 모터는 전원을 켜고 끄기를 수천 번 반복한다. 이 모터의 흡입력은 205W로 무선청소기용 모터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탁기에 들어가는 DD모터는 진동 실험을 거친다. 심하게 흔들리는 둥근 판 위에 고정한 뒤 격력한 흔들림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DD모터가 이 실험을 통과하지 못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크기와 형태가 다른 컴프레서는 제조 공정이 끝나면 모두 검사실로 모인다. 모든 컴프레서는 진동, 소음검사를 거친 후 냉매 유출 여부를 검사한다. 컴프레서 내부에 공기를 투입한 후 대형수조에 넣어 기포가 생기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단 한개의 기포도 나오지 않아야 합격 판정을 받고 냉장고, 정수기, 에어컨 등을 만드는 생산라인으로 옮겨질 수 있다.
‘R-134a’ 냉매를 적용한 냉장고용 컴프레서 테스트도 이뤄진다. R-134a 냉매는 주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냉장고에 쓰인다. 작은 서랍 구조의 300여개 설비가 컴프레서 하나하나를 가혹 조건에서 테스트한다.
LG전자는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에 대해 10년 무상보증을 하는 만큼 전원을 켜고 끄기를 수 십만번 반복한다고 설명했다. 압력과 부하를 높여 부품의 마모가 생기는지를 확인하고, 영하의 극한 조건에서도 냉매가 정상적으로 순환하는지 등을 테스트한다. 컴프레서에 연결되는 부분에 수박만 한 얼음이 생길 정도다.
노태영 LG전자 컴프레서사업담당 상무는 “모터와 컴프레서는 생활가전의 심장이자 핵심 경쟁력”이라며 “세계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배경에는 핵심부품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있다”고 말했다.
/정하니기자 honey.j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