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피서지에서 몰카 등 성범죄 대처 요령

성범죄 피해 시 단호한 거절의사와 즉시 112 신고
“낯선 이성이 권하는 술이나 음료수 경계해야”

/연합뉴스
휴가철을 맞아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 수영장 등 물놀이 시설에서 특정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는 행위(몰카), 성추행 등의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또 해수욕장이나 계곡 등에서는 음주에 의한 성폭행 등도 자주 발생해 즐거워야 할 휴가가 악몽으로 기억될 수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피서지에서 발생한 성범죄 건수는 2012년 2만2,933건, 2013년 2만8,786건, 2014년 2만9,517건, 2015년 3만6,51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물놀이 장소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성범죄는 몰카다. 최근 스마트 폰 등 촬영기기의 발달로 몰카 범죄는 고도화, 지능화 되면서 늘고 있는 추세다.

경찰은 “해수욕장, 계곡 등에서는 자신의 위험을 알릴 수 있는 호루라기 등을 소지하고 렌즈의 반짝거림이나 촬영음 등이 들리면 항의와 함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며 “이 같은 경우 즉시 112에 신고하고 촬영자를 빨리 체포해 인터넷 등으로 사진, 영상이 유포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고 대처요령을 전했다.

물속에서 신체를 만지거나 북적거리는 인파를 이용해 몸을 의도적으로 접촉하는 추행 행위도 빈번히 발생하는 성범죄다.

이 같은 강제 추행을 당하면 즉시 단호한 거절 의사 표현과 함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성추행을 당했을 때는 우선 112나 ‘스마트 국민제보 앱’ 등을 통해 즉시 신고하고 가해자의 인상착의 등을 알려야 도주를 막을 수 있어 빨리 체포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조언이다.

휴가철 피서지에서 발생하는 강간 등 성폭력 범죄는 음주로 인한 것들이 많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발생한 피서지 성범죄 중 술을 마시고 벌인 범죄 건수는 2012년 6,181건, 2013년 7,383건, 2014년 7,967건, 2015년 8,248건 등이다.

전문가들은 피서지에서 달아오른 분위기 속에 ‘헌팅’과 같은 즉석만남이 이뤄지고 음주까지 더해지면 이성를 잃거나 판단력이 흐려져 성범죄 발생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알코올은 이성적인 생각이나 판단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을 억제해 사람을 본능적으로 변하게 한다”며 “멀쩡한 사람이라도 술 자체가 충동조절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커 성범죄와 같은 행위를 저지르게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서지에서 이성이 호의를 보이며 합석 등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면 술이나 수면제 등 약물로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뒤 성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잇다”면서 “낯선 사람이 권하는 술이나 음료수를 경계하고 술을 마실 때도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과음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피서지 범죄예방을 위해 이달 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전국 해수욕장과 계곡, 유원지 등에 91개소의 여름경찰관서 운영하고 범죄예방진단팀을 가동 중이다.

경찰청은 “여성청소년수사팀·형사·지역경찰 등 합동으로 구성된 성범죄전담팀이 피서지에서 빈발하는 몰래카메라 및 강제추행 등 성범죄에 대해 집중 단속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노점상·영세상인 대상 갈취·폭력행위 및 소매치기, 아리랑치기 등 각 종 치기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고질적인 피서지 범죄에 엄정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