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소설이 있나요?” 22일 신서중 도서관에서 열린 ‘나와라 소설 탐정단’에서 김나정(사진) 박사가 학생들에게 최근 읽은 소설에 대해 물어보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셜록홈즈에 나오는 왓슨은 소설 속에서 무슨 역할을 할까요?”(강사)
“설명하는 사람이요~ 친구요~”(학생들)
22일 오전 신서중학교 학생들이 방학 첫날부터 학교 도서관을 찾았다. 소설가 겸 문학평론가인 김나정(사진) 박사의 고인돌 강좌 ‘나와라 소설 탐정단-소설아 놀자’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고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4년째다. 이번 강좌는 양천도서관이 지역의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준비했다.
첫날 ‘소설, 넌 뭐니’ 를 주제로 한 강의에서는 소설이 무엇인지, 어떻게 전개해 나가는지, 작품 속 등장인물은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등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홈즈는 성격이 차갑고 냉정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어 독자들이 그의 생각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아요. 왓슨이 독자 대신 홈즈에게 질문을 하면서 현재 상황을 설명을 해 주는 역할을 하죠. 독자를 대변해주는 존재랍니다.” 김 박사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강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좋아하는 소설, 싫어하는 소설을 학생들에게 일일이 물어보면서 관심을 끌어내는 형식으로 강의는 진행됐고, 문답식 강의에 익숙하지 않아 머뭇거리던 학생들은 이내 적응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소설은 사실이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허구적으로 이야기를 꾸며나간 산문체의 문학 양식이라는 정의에 대해서도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역사소설이요, 그렇다면 상상력으로 쓴 소설은 무엇일까요? 판타지 소설이요~ 맞아요. 그렇다면 역사소설에는 상상력이 동원되지 않을까요? 반드시 상상력이 동반된답니다. 모든 소설은 현실과 만나는 대목이 필요하답니다.” 김 박사는 서간체, 시 혹은 노래가사, 백과사전, 일기 등 소설을 전개해 나가는 다양한 방식을 설명하고 각각 대표적인 소설을 소개했다.
총 4회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학생들이 직접 소설을 써보는 형식으로 마무리된다. 학생들에게 몇 가지 전제조건을 주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형식이다. “주인공은 20세 사람이며, 혈액형은 B형이 아닙니다. 그리고 배경은 2호선 신도림역이며 2010년대 어느 날 입니다. 그리고 이야기 속에 반드시 펭귄, 수달, 곰, 두루미 중 한가지가 나와야 합니다.”
기대 반 걱정 반의 얼굴을 한 학생들은 김 박사에게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써요? 분량은 얼마나 써요? 주인공이 꼭 사람이어야 해요?” 이어지는 질문에 김 박사는 자세하게 대답을 하면서 “여러분의 머리로 상상을 해 보세요. 혼자서 생각을 해 보면서 이야기를 펼쳐 나가 보는 겁니다. 잘 쓰려고 하지 마세요.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이야기를 풀어 보세요”라며 자신의 상상력에 의지해 볼 것을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는 고인돌 강좌의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