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5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모호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여당으로 가시려나 보다”고 비판했다. 사드 배치를 놓고 김 대표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야권공조가 힘들어지자 박 대표가 비난 수위를 높인 것이다. 갈수록 2야 공조가 어려워지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병우 한 사람을 한 사람(박근혜 대통령)이 지키니 온 국민이 분노하고 한 사람(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결정하니 한 사람(김 대표)의 전략적 모호성으로 국회 동의 촉구결의안을 제출하지 못한다”며 “원래 그 두 한 사람(박 대통령과 김 대표)은 한 배를 탔던 사람들이니 한 사람의 생각을 따르는지, 그 한 사람(김 대표)도 여당으로 가시려는지 복잡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아 박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던 것을 거론하며 김 대표를 박 대통령과 함께 비판한 것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김 대표가 최근 사드 배치와 우 수석 의혹에 있어 신중론을 고수하자 ‘정체성’을 자극하며 야권 공조에 나서지 않은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더민주에 국회에 사드 배치 비준 동의안 제출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낼 것을 제안했지만 김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도 박 대통령에게는 우 수석의 해임을 재차 요구했고 더민주를 상대로는 사드 배치 국회 동의 촉구 결의안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페이스북 글에 대해 “김 대표를 겨냥한 게 아니다”라면서도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당권 후보인 송영길·추미애 의원, 국회 긴급 현안질문 당시 모든 더민주 의원이 모두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 의사를 갖고 있는데 (김 대표가)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운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