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주사기에 찔린 아토마우스’ 2007년작 /사진제공=갤러리2
과정 없는 결과가 없듯 습작 없는 걸작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화가의 드로잉은 반짝이는 날 것의 아이디어와 창작의 과정을 엿보게 하는 중요한 실마리다. 만화 주인공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합성한 ‘아토마우스’를 만들어 냈고 한국 팝아트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이동기의 드로잉이 처음 대규모로 전시장에 걸렸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2에서 ‘어비스(Abyss·심연)’라는 제목으로 다음 달 13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대략 20년을 아우르는 250여 점의 드로잉은 회화작업을 위한 밑그림부터 별 뜻 없이 그려낸 낙서까지 포함한다. 의식이 제어하지 않은 작가의 무의식이 끄적거림 속에 드러난다. 비슷한 이미지를 섬세하게, 반복적으로 거듭 그린 것은 개념미술이 주도하는 현대미술의 시대일지라도 노동과 훈련에 기반한 조형언어는 결코 무시될 수 없음을 웅변한다. (02)3448-2112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