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한국거래소(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1조2,595억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2.3% 증가했다. 세계거래소연맹 회원거래소 중 스위스에 이어 14번째이다. 세계 1위인 뉴욕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6월 말 기준 17조7,868억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5.2% 증가했다. 특히 올 상반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상승에 힘입어 브라질(35.4%), 캐나다 토론토(17.4%) 등의 시총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등의 영향으로 67조1,000억달러에서 66조3,000억달러로 1.3%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셈이다. 올 상반기에 각 국가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한국 증시가 주목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외국인은 올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8,00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코스피지수를 2,010포인트대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중장기로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5년 전인 지난 2011년 초부터 5년째 코스피지수가 1,800~2,100포인트 사이에 머무는 ‘박스피’가 이어지면서 한국 증시의 활력은 해외 증시에 못 미쳤다. 실제 뉴욕증권거래소의 6월 말 기준 시가총액은 5년 전인 2010년 말 대비 40%, 상하이 증시는 39%, 일본 증시는 22% 상승했지만 한국 증시는 1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몇 년 동안 박스피의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불황으로 수출 중심인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정체됐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5년 전에 비해 기준금리가 절반 이상 떨어지면서 은행금리보다 높아진 배당수익률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 시중 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될 경우 박스권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