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분기 연속 0%대 성장…구조개혁 외 돌파구 있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2·4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1·4분기 성장률 0.5%보다 나아졌지만 개별소비세 재인하 등 소비진작책을 쓴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미미한 성장세다. 이로써 GDP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 0.7%를 기록한 이래 3분기 연속 0%대다. 지난해 3·4분기 1.2% 성장한 것을 제외하면 2014년 2·4분기(0.6%)부터 0%대 성장률이 이어진 셈이다. 저성장 기조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 장기 고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2·4분기 성장률이 1·4분기보다 소폭이나마 상승한 것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수출 등이 증가세로 돌아선 덕분이다. 하지만 증가세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인데다 개별소비세 재인하와 임시공휴일 지정 등 정부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만약 부양책이 없었다면 소비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 더구나 올 2·4분기에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지난해 메르스 사태와 같은 대형 악재가 없었는데도 오로지 구조적인 문제로 저성장에 그쳤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 성장전망은 더 어둡다. 한은은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7%로 낮추고 하반기에 하방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대외 리스크가 여전한데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하반기 성장을 끌어내릴 요소도 적지 않은 탓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2%대 중반 또는 초반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저성장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해법은 경제체질 개선밖에 없다. 구조개혁은 필수다. 지금 진행 중인 해운·조선업종을 비롯한 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히 매듭짓고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노동개혁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발전법의 국회 통과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노사정은 물론 정치권까지 힘을 합쳐도 저성장의 늪을 빠져나오기 힘겨운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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