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글로벌 기업 한국 차별 이유는?…국내 소비자 보호 관련법 미흡
‘PD수첩’ 글로벌 기업의 한국 차별을 파헤친다.
26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글로벌 기업은 왜 한국인을 차별하는가’편이 방송됐다.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는 3명의 영유아 사망사건으로 미국, 캐나다 포함 약 3600만 개의 말름 서랍장을 리콜 조치했다. 현재 북미지역에서는 판매가 중단된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국가표준기준(KS)을 통과했고, 벽에 고정시키면 안전하다는 이유로 판매가 계속되고 있다.
폭스바겐도 작년 9월 미국 환경보호청이 배출가스 조작을 발표하면서 클린디젤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질소산화물 허용 기준치를 최대 40배나 초과한 폭스바겐 차량을 리콜 조치할 예정이며, 폭스바겐은 미국 소비자와 정부에 150억 달러(우리 기준 약 17조 4천억 원)를 배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의 리콜과 보상안은 답보상태에 있어 소비자들의 비난이 일고 있다.
PD수첩 제작진은 이케아 제품 마니아인 박소현씨를 만났다. 미국의 아동사망에 따른 리콜 조치 이후 동일한 서랍장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었다. 환불 절차는 까다롭고 서랍장을 벽에 고정시키자니 막막하다고 했다. 얼마 전, 16개월 된 딸이 열려있는 서랍을 밟고 올라섰던 적이 있어 사고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컸다. 현재 이케아 코리아는 고객이 직접 가구를 가지고 매장까지 방문해야 환불이 가능하며, 소비자에게 벽 고정 키트만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직원이 직접 방문해 제품을 수거하고 환불을 도와주며, 벽 고정 키트는 물론 설치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된다고 했다. 지난 10일 리콜 조치에 들어간 중국도 마찬가지. 미국과 같이 직원이 직접 방문해 수거 조치하거나 벽 고정 장치 설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대한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 홍보이사 이은정 원장은 “동일한 제품임에도 나라마다 안전기준이 다르다는 걸 내세워서 미국의 어린아이들과 우리나라의 아이들의 사망의 위험도를 다르게 판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말, 우리나라 환경부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부터 국내에 도입된 폭스바겐 차량 중 12만 5천여대가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를 조작한 차량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연비가 높은 친환경 차량으로 각광 받았던 ‘클린디젤’은 사기라는 것이 드러났다.
우리나라에서는 허용 기준치를 최대 10배나 초과한 질소산화물을 배출하고 있었던 것으로 미국 못지않은 피해를 입었지만, 국내 디젤게이트 발생 후 10개월째 폭스바겐은 무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자 보호 관련법이 미흡하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대응도 미온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회에 소비자 관련법들을 재정비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차별 정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진=MBC ‘PD수첩’ 방송화면캡처]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