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 로스의 미래산업보고서] 아프리카 난민촌에도 혁신기술 꿈틀거린다

■알렉 로스의 미래산업보고서 알렉 로스 지음, 사회평론 펴냄
美 차세대 리더·혁신 전문가인 로스
1,435일간 전세계 신산업 현장 탐방
난민들 환경 열악해도 휴대폰은 필수
아프간 여성사업가는 인터넷으로 성공
개방성 높이고 청년 창업 육성해야
"한국이 로봇시대 강국 될 것" 전망도



지난 2014년 알렉 로스의 강연 모습./사진제공=사회평론
“적응하든지 죽든지 선택하라. 이것은 자연이 한결같이 요구하는 냉혹한 명령이다.(H.G. 웰스 ‘짧은 세계사’에서)”

H.G. 웰스의 이 말은 혹독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경제력이 한 개인을 넘어 국가 간의 위계질서를 결정하는 경쟁 시대에 살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미래 먹거리를 예측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 못했던 기술들이 현실화하고, 이에 따라 국가 산업이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앞으로 필요한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할 경우 개인뿐 아니라 국가 역시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렉 로스의 미래 산업 보고서’는 ‘포린폴리시’ 글로벌 사상가 100인, ‘허핑턴 포스트’ 정치 부문 게임체인저 10인에 선정된 미국의 가장 유망한 차세대 리더이자 혁신 전문가인 저자가 로봇 공학 기술, 사이버 보안 기술, 디지털 금융 기술 등 앞으로 20년 동안 세계 경제를 주도할 산업을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다.


미래 유망 산업을 예측하는 책들은 많이 있지만, 저자는 국무부 혁신 담당 수석자문관으로 1,435일 동안 달을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인 80만km를 돌아다니며 전 세계 혁신의 현장을 둘러보고, 미래 산업의 탄생을 목격한 만큼 좀 더 설득력 있게 독자들에게 미래의 모습을 전달한다.

간호로봇 리바./사진제공=사회평론
특히 저자는 지난 2009년 8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으로부터 난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라는 지시를 받고 콩고의 난민촌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곳에서 그는 기본 욕구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난민들의 3분의 1 가량이 휴대전화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며 가장 열악한 아프리카의 난민촌에서조차 혁신 기술과 미래 산업의 맹아가 꿈틀대며 우리 삶과 생활방식을 바꿔나가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밖에 에릭 슈미트 현 구글 회장, 알리바바의 마윈, 이베이의 존 도나호, 트위터의 잭 도시 같은 세계적 비즈니스 리더들을 만나고, 무수한 혁신 사례를 접하면서 21세기 미래 산업 전략을 고안했다.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미래 산업 전망에 그치지 않고 미래에 대비하는 구체적인 사회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십 개국의 산업 현장과 비즈니스 리더들을 만난 끝에 발견한 해법은 개방성, 청년창업, 여성의 적극적 사회 진출,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등으로 압축된다.

자신이 20대에 비영리기업을 창업해 성공적으로 운영한 바 있는 저자는 실리콘밸리의 청년 창업가들의 성공을 개인의 창의성이 아닌 개방적인 사회적 제도와 인식의 결과로 돌린다. 또한 디지털 시대, 디지털 산업에서는 어릴 때부터 디지털을 익숙하게 다뤄왔던 젊은 세대가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으며, 그렇기에 청년들을 더욱 중용하고 그 가능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의 사회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탈레반이 횡행하는 아프가니스탄 접경지대에서 인터넷으로 성공한 여성 사업가의 사례를 들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잠재력으로 여성을 지목한다. 이 책에서 한국이 로봇 시대의 강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저자는 “젊은이들이 지닌 잠재력을 높이 사고 이들에게 투자해야 하며, 세계무대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일해야 하고, 여성이 능력을 발휘하며 경제활동을 펼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소를 문화와 직장에서 줄여야 한다”며 한국이 미래 산업에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1만8,000원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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