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은 오는 31일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원 규모의 삼성중공업 여신에 대해 만기를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그간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의 만기 여신에 대해 1년 단위로 연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 15일 만기가 돌아온 3,000억원에 대해 3개월만 연장한 데 이어, 월말 만기 도래분도 연장기간을 3개월로 줄이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은 이보다 먼저 삼성중공업의 여신 만기를 줄이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1년짜리 단기차입금 만기를 6개월 단위로 연장하다가 최근에는 3개월로 줄였고, 신한은행도 지난달 1,500억 규모의 단기차입금 만기를 연장하면서 대출 기간을 1년에서 3개월로 단축했다.
뿐만 아니라 농협은행은 이보다 한번 더 나아가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여신 2,000억원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을 삼성중공업 측에 통보했다. 여신 만기 연장을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압박하는 카드로 쓴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 등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있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유상증자가 삼성중공업 정상화의 주요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이 삼정KPMG에 의뢰해 지난 2개월간 진행한 경영진단 결과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시나리오에 따라 8,000억~1조6,000억원 수준의 부족자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