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 김, 건어물...'김영란법'에 웃는다

중저가 지역특산물 특수 기대

‘김영란법’이 합헌으로 결정되면서 굴비와 한우 농가와 달리 어묵·김·건어물세트 등 중저가 지역특산물은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추석(9월 14~16일)을 앞두고 5만원 이하 선물세트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공직자들이 5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처벌받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추석 이후인 9월 28일부터 시행되지만, 일찌감치 조심하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저가 특산품을 생산하는 농어민은 이번 추석을 매출 증가의 기회로 보고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부산의 어묵 업계다. 최근 몇 년 사이 고급화한 어묵이 새로운 명절 선물로 부상한 데다가 세트당 2만∼3만원대여서 김영란법 특수를 노리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베이커리형 어묵 판매장을 열어 인기몰이하는 삼진어묵은 올 추석 전에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냉동창고를 구축해 지금보다 4배 많은 어묵을 한꺼번에 택배로 보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삼진어묵 측은 올 추석을 앞두고 명품 선물세트 ‘이금복 어묵’을 출시하는 등 기존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5만원 이하로 상품을 내놓는 부산 기장군의 기장미역 생산업자들도 “김영란법 시행으로 기장미역 판매량이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경기미와 포도에 대한 특수를 예상하고 있고 충남 보령지역의 김 생산공장들도 1만원~3만3,000원대의 맛김에 대한 판매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최대 치즈 생산지인 전북 임실에서는 선물용으로 판매하는 2만3,000∼4만1,000원짜리 세트가 이번 추석에 인기몰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멸치와 까나리 액젓 등이 주로 나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수산업체들도 이번 추석부터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했다. 주로 가을에 생산되는 굵은 다시멸치는 1.5㎏짜리가 3만원이다. 볶음용 잔멸치도 5만원으로 ‘김영란법’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