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세계 최대 담수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 쇼아이바해에 건설한 해수담수화플랜트 전경./사진제공=두산중공업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적 기업인 두산은 올해로 120주년을 맞이했다. 과거 소비재 위주 기업이던 두산은 1990년대 후반부터 강도 높은 구조 조정과 사업 재편 과정을 거쳐 중후장대형 사업을 영위하는 인프라 지원기업으로 거듭났다. 도미닉 바턴 맥킨지앤드컴퍼니 글로벌 회장은 두산에 대해 “근래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이뤄낸 한국 기업”으로 평가했다.두산중공업은 핵심사업에서의 지속적인 기술력 확보 노력을 바탕으로 발전 분야에서 글로벌 EPC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월 인도에서 3,5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수주 소식으로 올해를 시작한 두산중공업은 저유가로 인한 중동 발전 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3년 연속 수주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수주 상승세는 기존의 주력 시장이던 중동지역에서 눈을 돌려 인도, 베트남 등 신규 발전소 발주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신규시장을 발굴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에는 카자흐스탄에서 3,400억원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하면서 중앙아시아 발전 시장 진출 발판도 마련했다. 두산중공업은 또 해수담수화 플랜트 시장에서 40% 점유율로 독보적인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012년에는 수처리사업 부문에서 전처리 설비 설계 및 제작 기술을 보유한 영국 엔퓨어를 인수했고, 지난해 오만과 영국에서 대용량 하수처리 플랜트를 잇따라 수주하는 등 ‘토탈 워터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가고 있다.
조선 산업 핵심 기자재를 생산하는 두산엔진은 연간 1,400만 마력에 이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선박용 엔진 시장에서 세계 2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 증기발생기, 후판 압연기용 단강 보강롤 등의 제품은 정부에서 지정하는 세계 일류 상품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혁신기술 개발을 위해 2014년 7월 인천에 글로벌 R&D센터를 설립했다. 그동안 인천·용인 등지에 흩어져 있던 건설기계와 엔진 부문 연구인력 1,000여명을 한곳에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함은 물론 전세계 사업장을 아우르는 R&D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두산밥캣도 2014년 미국 노스다코다주 비즈마크 사업장에 최첨단 R&D센터인 ‘액셀러레이션 센터’를 준공했다. 이곳은 신기술 개발과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복합연구시설이다. 최첨단 장비와 소프트웨어로 아이디어 도출부터 시제품 제작, 컴퓨터 시뮬레이션 테스트까지 한 번에 수행할 수 있어 신제품 개발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발전분야 R&D 인력의 시너지 향상을 위한 조직 체계도 갖췄다. 보일러 기술은 두산밥콕, 터빈·발전기 기술은 두산스코다파워가 맡아 국내 R&D 인력과 ‘원 팀’ 체제로 움직인다. 또 제품·기술별 R&D 전담체계를 도입해 사업부 R&D 조직에서는 제품기술을, 기술연구원에서는 기반기술을 중심으로 기술경쟁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2013년엔 세계 최대 담수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지역 담맘에 대규모 R&D 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증발법, 역삼투막법, 하이브리드 등 기존 담수 기술뿐만 아니라 물의 재이용을 포함한 전반적인 수처리 분야 기술을 연구한다. 특히 주요 발주처인 사우디아라비아 담수청(SWCC)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고객 눈높이를 맞춘 수처리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