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직원이 반도체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과 고성능 D램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올 초 “본원적 기술 경쟁력을 더 강화하고 모든 힘을 집중해 더욱 더 강한 SK하이닉스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의 주력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향후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이는 모바일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회사의 역량도 모바일 D램 강화에 쏟는 중이다.
2007년 전체 D램 매출에서 약 3%에 불과했던 모바일 D램 비중은 2012년 이후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말에는 차세대 모바일 D램 규격인 LPDDR4 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지난해 2월에는 8기가비트(Gb) LPDDR4 제품을 업계 최초로 상용화해 스마트폰에 탑재했다. LPDDR4는 현재 시장의 주력인 LPDDR3보다 속도가 2배 빠르고 소비전력은 낮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4년 4월 세계 최대용량인 128기가바이트(GB) DDR4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는 인텔로부터 향후 서버용 주력 제품이 될 RDIMM 32GB DDR4에 대한 인증을 받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고용량 DDR4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날로 중요성이 커지는 서버 부문에서의 고용량 제품을 확대해 시장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에 대한 투자도 계속 늘리고 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미국 LAMD 및 이탈리아 아이디어플래시, 2013년 대만 이노스터의 컨트롤러 사업부, 2014년 벨라루스 소프텍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국내에서도 2012년 분당 플래시 솔루션 디자인 센터, 2013년 카이스트(KAIST) 스토리지 미디어 솔루션스 센터 등을 설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최근 양산을 시작한 36단 3D 낸드플래시에 이어 올해 말까지 48단 제품도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기술경쟁력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3차원 실리콘 관통 전극(TSV) 패키지 기술이다. TSV 기술은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이를 뚫는 대신 미세한 구멍을 수백개에서 최대 수천개까지 낸 뒤 이를 구리 배선으로 연결해 전기적 신호를 통하게 한다. 회로 선폭을 줄이지 않고도 반도체 크기와 전력 소비를 줄이고 용량을 늘릴 수 있다. 그만큼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서 중요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TSV는 한번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고 소비전력도 낮출 수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TSV 기술을 적용한 초고속 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를 개발하고 시장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GDDR5)보다 정보처리 속도가 3배 이상 빠르고 전력소비는 40%가량 낮다. 이 때문에 고사양 그래픽 시장을 비롯해 슈퍼컴퓨터나 네트워크, 서버 등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2세대 HBM도 올 하반기 중 내놓을 계획이다. 2세대 제품은 초당 256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현재 D램 중 가장 빠른 GDDR5보다 7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또 그래픽카드 등에 들어갈 때 면적도 무려 95% 이상 줄일 수 있다.
이외에 TSV 기술을 적용한 세계 최대용량의 128GB DDR4 D램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 제품의 상용화를 통해 차세대 서버용 D램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D램 시장에서 64GB 이상의 대용량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4%에서 2019년에는 70.8%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 경우 93억달러(약 10조5,8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관계자는 “TSV 기술을 활용한 제품분야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차세대 고성능 D램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