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비즈니스 담대한 도전] 포스코, 철강기술까지 판매...성장동력 '탄탄'

고유기술 100여개 개발
고부가 강재 비중 확대도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 전경./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는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가 실시한 세계 철강사 경쟁력 평가에서도 지난 15년 동안 1~2위를 놓치지 않았다. 또 지난 5년간 연속으로 1위에 올랐다. 철강업계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이다.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지난 3월 1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주주들과의 질의 응답 시간에 내놓은 첫 일성이다. 지난해 포스코는 단일 회계기준으로 세계 선진 철강업체들과 비교하면 괜찮은 성적표였지만 그룹사 연결기준으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권 회장은 이날 주주들 앞에서 확신에 찬 어조로 회사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포스코가 가진 세계 최고수준의 철강제품 생산과 가공기술판매 기술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 같은 기술 판매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기존 철강업체들은 생산·가공된 철강제품을 팔아왔지만 포스코는 여기에 제품을 만드는 기술까지 함께 판다고 나선 것이다. 포스코의 철강 생산·가공기술은 신닛데츠스미킨(옛 신일본제철), 아르셀로미탈 등 세계 유수의 철강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앞선 기술도 보유한 최고의 철강업체 중 하나다. 이런 포스코가 주총을 통해 ‘기술 판매 및 엔지니어링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철강기술은 물론 설계 및 운영 등 생산을 제외한 엔지니어링 기술 등을 세계를 무대로 판매에 나섰다.


포스코가 기술 판매에 나선 이유는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 상황에서 철강제품 판매로는 한계가 있는데다, 창립 초기부터 지속된 연구개발로 축적한 기술이 선진 철강사를 포함한 전세계 철강사에 판매할 수 있는 차원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판매가 가능한 기술은 파이넥스 공법과 CEM (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 기술로 이를 각각 판매하거나 둘을 결합하여 판매하는 것이 손꼽힌다. 파이넥스 공법은 값싼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저가의 석탄을 사용할 수 있어 제철소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재정과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신흥국가에서 더욱 많은 기술 판매 기회가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CEM 기술은 쇳물을 굳히는 연주공정과 철강재를 얇게 펴는 압연공정을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고온 슬라브를 식히지 않고 바로 코일로 압연해 가공비 절감과 에너지 손실 저감 효과가 높아 고효율 친환경 설비를 요구하는 철강 선진국에서 각광받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은 중국 중경강철과 이란 PKP사 프로젝트를 포함하여 총 15건을 추진하고 있으며 CEM 기술은 독일 철강엔지니어링 업체인 SMS(Schloemann Siemag)사와 계약을 맺고 공동마케팅을 통해 7건을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 충칭지역에 파이넥스 공법과 CEM 기술을 결합한 제철소 합작사업의 양국 정부 승인을 받았으며, 이란에도 두 기술을 적용한 제철소 건설 합의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포스코는 이 외에도 다른 철강회사가 가지지 못한 고유기술을 100여개 넘게 개발하고 있어 이번 사업 목적 추가를 통해 더 많은 기술의 사업화가 기대된다. 포스코가 기술을 판매하는 방식은 계약에 따라 판매된 기술을 직접 사용한 철강회사에서 사용료를 받거나, 포스코 기술이나 설비모델을 채용한 건설 회사가 설비공사를 수주하고 그 금액의 일부를 포스코에 지급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또한 엔지니어링 사업으로 기술 인력 파견 등의 용역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포스코는 또 고부가가치 강재인 월드프리미엄(WP) 제품 비중을 올해 50%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는 현재 45% 수준까지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끌어올린 상태다. 지난해 포스코는 자동차강판 판매량 830만 톤을 달성했다. 국내외 자동차강판 생산·판매 네트워크를 연계해 중국·미주 등 전략지역 글로벌 자동차사와 거래, 경쟁력을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 향후에도 포스코는 전 세계 자동차사와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고 솔루션마케팅에 기반한 월드프리미엄제품 판매를 확대해 올해 900만톤 이상, 2018년 이후에는 1,000만톤 판매 체제를 완성해나갈 계획이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