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관심사가 단일 펀드 중심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목적에 맞는 투자 솔루션을 받으려는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유망 자산에 최적의 수단으로 '알아서 투자해 주는' 상품에 대한 수요는 저금리와 국내 증시의 수익률 저하 속에 늘어날 겁니다. 제휴사인 BNP파리바의 자산배분 역량과 신한의 시장 분석력을 결합해 고객의 필요에 부합하는 수익을 내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명품펀드셀렉션' 시리즈의 운용을 맡은 펀드매니저인 김성훈(사진) 솔루션운용팀장은 29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자산운용업계의 변화 상황을 이같이 짚고 운용 철학 및 방향을 밝혔다. '명품펀드 셀렉션'은 국내에 설정된 여러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상품으로 일종의 '펀드랩(Wrap)' 개념이다. 고객의 투자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투자 솔루션을 운용사가 '알아서' 정해 주고 있다.
이러한 운용방식은 장기투자 성향의 고객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모아 출시 1년 남짓 만에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약 700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이 상품을 퇴직연금펀드로 처음 출시한 후 성과가 좋자 연금저축펀드와 일반 펀드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펀드의 운용 방식을 눈 여겨 본 삼성증권에서도 같은 방식의 펀드를 운용해 줄 것을 제안했고 올 3월부터 '팝(POP)펀드 셀렉션' 시리즈로 판매가 되고 있다. 김 매니저는 "이 상품을 처음 출시할 당시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흐름이 있었다"며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던 해외펀드와 연계해서 새로운 상품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현재의 명품펀드셀렉션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국내·해외 주식 및 채권펀드, 각종 대체투자펀드에 투자하면서 투자주식의 경우 가치주·배당주·성장주·중소형주 등으로 대상을 세분화한다. 투자 대상 펀드는 3개월마다 편입 및 편출 과정을 거치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처럼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사안이 있을 때는 1개월 단위로 투자비중 조절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위해 제휴사인 BNP파리바의 자산배분 전문 운용사인 '멀티에셋솔루션'으로부터 역량을 이전받아 기본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갖췄다. 투자전략팀의 시장 전망을 토대로 운용팀에서 투자 대상을 정한 후 배당주나 가치주 등 펀드 스타일을 고르며 이후 투자비중은 내부 모델포트폴리오(MP)를 기반으로 조절한다. 주가연계증권(ELS)은 리스크 측정의 어려움 때문에 투자대상에서 제외했다.
펀드를 운용하면서 철저히 배제하는 것은 '리스크가 한 방향으로 집중되는 것'이라고 김 매니저는 강조했다. 모든 펀드가 수익률이 지상 과제일 수 밖에 없어 명품펀드 셀렉션 역시 단기간에 고수익을 내는 펀드 위주로 투자하는 '쏠림'의 유혹이 있었지만 그는 원칙을 지키는 데 단호했다. 김 매니저는 "상반기에 영업부문이나 판매사를 통해 중소형주 펀드의 비중을 늘려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하반기에는 대형주·가치주의 비중 확대를 권하는 경우가 많았다" 면서 "하지만 내부 논의 후 모두 거절했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장기투자를 목표로 하는 만큼 단기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며 "단기엔 수익률을 전체 펀드 중 중위권이나 중상위권으로 유지하면서 3~4년 후 누적수익률 면에서 상위권 펀드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