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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알을 낳는 닭(기업)을 잡으려고 하면 안 되고, 알을 잘 낳도록 해주고 그 알을 나눌 생각을 해야 합니다."
김인호 무역협회장이 지난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무역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저성장 해법으로 정부 개입·규제 최소화를 강조하면서 "기업에 더 많은 자율을 부여하라"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생산활동의 주체는 기업"이라면서 "기업들이 경쟁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제환경을 최대한 자유롭게 조성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이 법을 잘 지키고 세금만 잘 내면 정부의 시그널을 보려고 할 필요도 없이 시장의 시그널만 보고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의 법인세 인상 주장과 관련해 김 회장은 "정부는 알을 낳는 닭을 잡으려고 하면 안 되고, 알을 잘 낳도록 해주고 알을 나눌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돈을 벌면 개인의 소득으로 환원되며 개인의 소득으로 전환될 때 세금을 붙여야 한다"며 "기업 자체에 과세를 과중하게 하면 외국으로 나가버릴 것이며 외국 기업도 우리나라에 오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홍콩을 예로 들면서 "홍콩이 수입 와인에 대한 세금을 없앴더니 세계적인 와인 유통의 집산지로 발전해 고용 창출과 세수 증대 등 부가가치를 얻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기업 구조조정은 필요한 과정이므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면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일본 마쓰시타(현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한 명언 '호황은 좋다. 그러나 불황은 더 좋다'는 말을 인용했다. 불황이 돼야 비로소 스스로를 돌아보고 기업의 군살을 빼면서 불합리한 부분을 고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구조조정은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다만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시장에 맡기고 시장 실패가 있는 부분에 정부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에는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기업들은 정부가 하루아침에 줄 수도, 뺏을 수도 있는 면세점 사업과 같은 데 눈독 들이지 말고 해외로 나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무역협회는 내년 무역 규모가 1조달러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2.3% 증가한 5,440억달러, 수입은 4.8% 늘어난 4,610억달러로 무역 규모는 1조50억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무역수지는 830억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다만 올해는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출 5,320억달러(-7.1%), 수입 4,400억달러(-16.3%)로 총 교역 규모가 9,720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추정됐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