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회복하나 했더니…석달만에 두자릿수 급감

선박수출·조업일수 감소 직격탄
7월 410억弗로 전년比 10.2%↓
수입은 더 줄어 불황형 흑자 지속

우리 수출이 3개월 만에 다시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조업일수와 선박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지만 신흥국 경기침체가 지속하고 있는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불확실성이 상존해 하반기 수출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액이 41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11.1%를 기록한 후 5월 -5.9%, 6월 -2.7%로 감소폭을 줄이던 수출이 3개월 만에 다시 감소폭이 커진 것이다. 우리 수출은 19개월 연속 감소라는 사상 최장기록도 다시 썼다. 이전 기록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13개월이었다. 수입액은 전년 대비 14.0% 줄어든 332억5,200만달러로 집계됐다.

7월 조업일수는 지난해보다 1.5일 적었다. 선박의 경우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보다는 상선(24척) 위주 수출이 진행됐고 일부 선박의 공정이 밀려 전체 수출 감소세를 키웠다. 산업부 관계자는 “애초 34억6,000만달러로 예정됐던 선박 인도 물량이 19억9,000만달러로 줄었다”며 “조업일수 감소 등 일시적인 요인은 전체 수출 증가율을 9.2%포인트 갉아먹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회복세를 멈춘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품목별로는 컴퓨터(39.1%) 부문의 호조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평판디스플레이(-19.2%), 석유제품(-9.4%), 일반기계(-3.7%) 등의 감소율이 지난달보다 축소됐다. 자동차는 업계 파업에 직격탄을 맞아 전년보다 14.6% 줄었고 철강도 글로벌 수요 부진, 수입규제 등의 영향으로 11.1%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8월은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2일 많고 수출여건도 7월보다 낫다”며 8월 플러스 반등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드는데다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이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

한편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드는 ‘불황형’ 경상흑자 행진은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6월 경상수지 흑자는 121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3월 이후 5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상반기 흑자는 총 499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128억2,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20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한 452억5,000만달러, 수입은 10.1% 줄어든 324억3,000만달러였다.

/세종=박홍용기자 김상훈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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