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1일 “최근 논의를 통해 소난골 프로젝트에 대해 무보가 추가 보증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도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일부 보증을 떠안는 것보다 무보가 전체 보증을 책임지는 것이 더 낫다는 게 금융 당국과 채권단의 판단”이라고 확인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의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13년 12억달러 규모의 드릴십 2척을 수주했다. 총 계약 규모는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로 소난골은 20%의 선수금을 제외한 9억9,000만달러(약 1조600억원)를 드릴십 인도시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대우조선해양에 지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앙골라가 4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신청을 하는 등 자금난에 빠지자 소난골은 인도일(1호기 6월 말, 2호기 7월 말)이 지나도록 배를 못 찾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초 대출의 37%에 대해 보증을 서기로 했던 노르웨이 수출보증공사(GIEK)마저 손을 떼면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를 마친 드릴십이 고철 신세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하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던 채권단과 정부는 GIEK가 빠진 부분을 산은과 수은·무보가 공동 보증으로 메꾸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 결과 이미 6억2,000만달러 규모의 보증을 서기로 한 무보가 나머지 보증도 떠안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무보가 보증을 모두 떠안는다고 하더라도 대우조선해양이 소난골에 제대로 된 대금을 받고 드릴십을 넘겨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C은행뿐 아니라 소난골 프로젝트와 관련된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만기 연장이나 추가 자금 지원 여부와 관련한 결정을 이달 중순께 내린다. 만약 글로벌 금융 회사들이 만기 연장을 거부하면 소난골 프로젝트 자체가 무산되고 소난골도 부도 처리될 공산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무보가 모든 보증을 떠안는다는 것은 금융회사들이 소난골에 대한 지원을 이어간다는 전제하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만약 금융회사들이 소난골에서 손을 떼게 되면 대우조선해양의 드릴십 인도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