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공연-연극 ‘보물섬’]꿈꾸고 싶은 어른들도 빠져들다](https://newsimg.sedaily.com/2016/08/02/1KZZI3MJJW_5.jpg)
보물섬은 예술의전당이 올해 기획 공연으로 준비한 가족극으로 영국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열두 살 소년 짐 호킨스가 자신의 여인숙에 찾아온 늙은 선장 빌리 본즈를 통해 보물 지도를 손에 쥐면서 벌어지는 모험극이다. 의사와 선장·선주, 그리고 선원으로 가장한 해적 등 각자의 꿈 혹은 욕망을 품고 히스파니올라 호에 오른 사람들 속에서 짐은 꿈 너머의 현실을 마주하며 어른으로 성장해간다.
원작의 핵심 스토리와 개성을 적절하게 버무린 연출은 단연 돋보인다. 보물섬은 2년간 34개 에피소드로 연재된 소설이다. 원작의 전체 장면을 재연하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4시간 30분이었다. 연극은 이야기 순서를 바꾸고 배우들이 중간중간 내레이션으로 극의 전개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공연 시간을 110분으로 압축했다. 특히 이 과정에 9명의 배우는 대본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역이 정해지지 않은 채로 캐스팅돼 각색에 참여했다.
![[새공연-연극 ‘보물섬’]꿈꾸고 싶은 어른들도 빠져들다](https://newsimg.sedaily.com/2016/08/02/1KZZI3MJJW_6.jpg)
무모한 모험보단 안전한 현실을 추구하고, 돈·명예·성공이 가장 귀한 보물이 되어버린 이들에게 잠시나마 위안이 되어줄 작품이다. 110분의 항해가 끝나면 이내 사라질 것들이라 해도 말이다. 어린이에 초점을 둔 기존의 가족극과 달리 오랜만에 어른들도 빠져들어 즐길 수 있을 작품이다. 8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