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STX조선해양이 자회사인 STX프랑스 재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STX중공업의 회생절차가 현장 검증 6일 만에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STX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에 STX프랑스 매각 추진 계획과 이를 위한 주관서 선정 계획안을 제출했다.
STX조선해양과 채권단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TX유럽이 보유한 STX프랑스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STX프랑스는 호화 크루즈 선박 건조에 특화된 해외 자회사로 한때 대우조선해양이 인수 주체로 거론됐지만 대우조선은 대내외 경영 환경을 고려해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 채권단은 이렇다 할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크루즈선 특유의 고급스러운 내장재를 써야 해 수익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탓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TX조선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STX프랑스 매각을 타진했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없어 매각 작업이 무산된 바 있다”며 “STX 전체적으로 구조조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고, STX프랑스 매각도 재추진되는 만큼 이번에는 매각을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STX조선해양에 매출 43%를 의존하고 있는 STX중공업에 대한 법정관리 절차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 26일 STX중공업 창원 사업장 현장 검증을 다녀온 지 불과 6일 만에 회생 개시 결정을 내리면서 속도전을 펴고 있다. 협력업체 줄도산 우려 속에 창원 지역 경제에 STX중공업의 법정관리가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STX중공업은 자율협약 중이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플랜트 사업을 분할하고 엔진 사업을 STX엔진에 합병시키는 방안이 검토됐다. 그러나 STX조선과 STX중공업이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논의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STX중공업은 STX조선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43%로 높지만, STX엔진의 경우 의존도가 1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사업 다각화가 이뤄져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STX중공업 분할 등 회생 여부는 결국 STX조선해양의 생사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