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김정원(24·사진) 육군 하사가 1년간의 심정을 담담하게 밝혔다.
육군은 지뢰 도발 1주년을 이틀 앞둔 2일 페이스북에 김 하사의 수기를 공개했다. 김 하사는 수기에서 지뢰 도발 직후 군 병원 중환자실에서 겪어야 했던 극심한 고통을 회고했다. “매일 계속되는 극심한 환상통(없어진 신체 일부가 있는 듯이 느껴지는 고통) 때문에 마약성 진통제를 항시 주입했고 식사는 전폐했고 소변은 관을 통해 해결했으며 먹은 게 없으니 대변은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두껍게 쌓인 붕대들을 보며 나는 잠깐 내 인생의 꿈과 사랑에 대해 포기하며 절망했다.” 그러나 특전사 출신인 김 하사는 어떤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기로 결심했다. 북한군에 지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그는 다시 일어서야만 했다. 지난해 10월8일 서울중앙보훈병원으로 옮겨 재활을 시작한 김 하사는 자신과 같이 나라를 지키다가 불구가 된 유공자들을 만나며 그동안 겪어야 했던 고통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DMZ 작전에서 내가 느꼈던 것과 같이 현재의 자유와 평화는 숭고한 희생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