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육성안] 셈법 복잡해진 증권사

미래에셋 "환영"…자기자본 8조 도전
한투·KB證 '4조' 맞추기 문제 없을듯
삼성證 경쟁력 저하 위기에 대응 고심
하이투자증권 인수전 불붙을 수도

여의도 증권가
증권사의 자본력에 따라 차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방안이 2일 공개되면서 증권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오는 11월 통합 법인 출범으로 초대형 IB 육성 방안의 최대 수혜자로 평가되는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 자료를 내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방안은 한국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상당히 의미 있는 정책”이라며 “초대형 IB 가이드라인에 따라 새로운 사업영역에서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이 덩치 키우기를 선언한 만큼 당국의 방침에 맞춰 추가 합병과 증자 등 어떤 형태로든 자기자본 8조원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NH투자증권도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박스권 장세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국내 자본시장에 이번 정책이 모험자본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금융투자업계에 새로운 성장엔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 가장 먼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3조2,000억원)으로 평가된다. 대우증권·현대증권(003450) 인수전에 참여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증권사 대형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실탄도 두둑한 것이 장점이다. 유상호 한투증권 대표가 평소 한국형 IB 기준과 관련해 처음부터 높은 진입장벽을 쌓는 것보다 단계별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밝혀왔던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 4조원을 맞추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이번 방안이 회사의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내부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현대증권을 합병하면 자기자본 3조8,000억원인 KB투자증권은 금융지주의 자금력을 감안하면 2,000억원 증자가 크게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대형 증권사 인수합병(M&A)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던 삼성증권(016360)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금융당국이 기존의 3조원 외에도 4조·8조원의 기준을 추가로 제시하면서 더 이상 경쟁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여러 가지 대응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내부적으로 자본확충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자기자본 7,139억원인 하이투자증권이 3조원대 증권사 사이에 ‘폭풍의 눈’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들 대형 증권사들이 4조원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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