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연했던 겉모습과 달리 리마는 아쉬운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올림픽 금메달의 의미는 특별하기 때문이다. 명예와 부를 한꺼번에 거머쥐고 ‘팔자’를 고칠 수 있는 게 바로 올림픽 금메달이다. 올림픽 참가국 대부분은 금메달 수상자에게 이런저런 포상금과 연금을 준다. 수상자들의 광고수익도 상당하다. 금메달 자체가 재산증식 수단이 되기도 한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육상 4관왕인 제시 오언스의 금메달은 경매에서 147만달러에 팔렸다.
6일 개막하는 리우올림픽 금메달의 원가가 600달러(약 70만원) 남짓인 점을 생각하면 대단한 효용가치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려고 사력을 다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림픽 메달은 선수들만 바라는 게 아니다. 정치지도자 역시 탐낸다. 자국 선수들이 메달, 특히 금메달을 따면 지지율이 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메달 1개당 대통령 지지율이 0.75%포인트 상승했다는 통계가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도핑 혐의로 자국 선수 일부가 리우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게 되자 “메달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격분한 데도 ‘지지율’ 함수가 숨어 있지 싶다. 무엇보다 올림픽 메달은 경제적 가치가 남다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엊그제 올림픽 메달 1개의 경제적 가치가 최대 2,69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놓앗다. 올림픽 기간에 소비증가, 기업 이미지 제고, 국가 브랜드 홍보 효과를 모두 더할 경우 그렇다는 것이다.
이 분석이 현실화한다면 가뜩이나 힘든 경제에 단비가 될 것 같다. 나라 경제를 위해서나 선수 개인을 위해서나 리우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이 많은 메달을 수확하기를 기대한다. /임석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