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용 화장품 브랜드 DTRT의 올인원 스킨케어 제품 ‘텐섹’. 퍼퓨머리 하우스와 개발한 ‘블랙 시프레’ 향을 적용했다. /사진제공=DTRT
뷰티 업계는 물론 패션업계와 식음료·카드 업계 등 각종 소비자 상대(B2C) 업종에 향기 마케팅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업체들은 좋은 향기가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판단하에 브랜드 차원에서 고유한 ‘시그너처 향기’를 개발, 해당 향을 적용한 제품과 매장을 선보이며 고객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닥터자르트의 모회사 해브앤비의 남성용 화장품 브랜드 DTRT는 지난 5월 ‘텐섹’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향기 마케팅을 펼쳐 눈길을 모았다. DTRT는 텐섹 개발 단계부터 향기전문점 ‘베러댄알콜’과 협업, 텐섹 만의 고유 향기인 ‘블랙시프레’를 조향했다. 텐섹은 스킨과 로션, 에센스는 물론 향수로도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으로, 차분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나무 향인 블랙시프레가 들어가면서 남성 고객들에게 더욱 호응을 얻고 있다.
슈즈 멀티스토어 핫티 홍대점 전경. 핫티는 전국 10개 매장에 모두 동일한 시트러스 계열의 향기를 적용해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제공=핫티
향수 브랜드가 앞장서 브랜드의 향과 어울리는 장소를 직접 찾아 향기 마케팅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향수 브랜드 ‘아닉구딸’은 지난달 연예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라운지바 Y1975가 함께 선보인 라운지바 ‘스튜디오 제이’에 아닉구딸의 ‘뒤엘 오 드 뚜왈렛’ 향기를 가득 채우는 오감 마케팅을 펼쳤다. 아닉구딸은 현장에서 시향 코너를 운영하는 한편 향기를 칵테일로 재해석한 ‘뒤엘 칵테일’도 함께 선보였다.
패션 업계에도 근래 들어 향을 활용한 마케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슈즈 멀티숍 핫티는 매장 전체에 향기 전문기업 센트온과 협업해 만든 시그너처 향을 적용하고 있다. 젊은 여성 고객이 많은 점을 고려해 상큼한 시트러스 향과 오리엔탈 화이트티 향을 섞었다.
향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식음료 업계와 금융계에서도 향기를 이용한 마케팅은 인기다. 지난 5월 다날의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달콤커피’는 커피 향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향기인 ‘바닐라 버번 8TH’을 개발해 매장에 적용했다. 롯데카드도 지난 4월 맞춤형 프리미엄 캔들 브랜드인 ‘부벤리’와 협업해 대중적인 느낌의 시그니처 향 ‘썸띵엘스(Something L’s)’를 조향했다. 이 향은 롯데카드가 진행하는 전시, 콘서트 등 행사장에서 사용되는 것은 물론 디퓨저와 캔들, 차량용 방향제 등으로 제작돼 카드사 고객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업체들이 자신만의 향기를 찾아 나서는 이유는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시그너처 향기가 브랜드 이미지를 고객에게 훨씬 쉽게 각인시킬 뿐 아니라 호감도까지 높여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핫티 관계자는 “매장에서 좋은 향기가 나니 고객들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났고 덩달아 매출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