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바이크]<27회>서울역에서 만난 가와사키 에스트렐라

250cc 클래식 바이크, 바이크샵에 고이 모셔진 이유는
1992년 첫 출시…국내엔 과거 병행수입만
클래식 바이크 매니아 '기변병' 부추기는 희귀모델

2015년식 가와사키 에스트렐라. /사진=네이버자동차
저는 얼마 전 서울역, 정확히는 서울역 인근의 바이크샵에서 가와사키 에스트렐라를 만났습니다. 에스트렐라는 별(Estrella)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에스트레야’로 발음하는 게 맞지만 대부분 독자분들은 더 익숙하실 것으로 여겨 에스트렐라로 통일해 보겠습니다.

제가 방문한 곳은 가와사키 협력점인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바이코스’ 입니다. 바이코스의 김진태 사장님은 업계의 유명한 분(?)이시라고 들었는데 저는 이날 처음 뵙게 되었습니다.

서울역에서 용산 방향으로 내려다보면 바이코스가 보입니다. /사진=네이버지도
제가 바이코스에 들른 건 2016년식 에스트렐라를 직접 보기 위해서입니다. 뜬금없이 왜 에스트렐라냐구요? 잠잠하던 기변병이 한여름에 도지는 바람에 폭풍 검색을 하다 보니 에스트렐라까지 닿아버렸습니다. 가와사키 수입사인 대전기계공업의 김희구 이사님으로부터 “출시할까 말까 하고 들여온 에스트렐라 신차 한 대가 바이코스에 있는데…”라는 말씀을 들었었거든요.

참고로 대전기계공업은 처음부터 가와사키 수입사였던 건 아닙니다. 과거 다른 수입사가 있었지만 관계가 끊겼고, 2012년부터 대전기계공업이 새로 맡게 됐습니다. 대전기계공업은 가와사키중공업(바이크 회사지만 사실 본업은 중공업입니다)과 수십년 간 협력사 관계로, 본사는 의외로 대전이 아닌 평택에 있다는 사실! 1974년 설립된 대전기계공업은 각종 기계류를 주로 생산하는 B2B 기업으로서의 역사가 깁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 바이크 판매 같은 B2C 사업에서 어려움도 있을 것이고, 실제로 가와사키의 AS 등에 대한 불만도 종종 제기되는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에스트렐라. 이렇게 생긴 가와사키의 클래식 바이크입니다. 국내에는 잘 없는 250cc로, 과거 국내에 병행 수입된 적이 있었지만 중단되면서 지금은 거의 화석에 가까운 연식만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기종이죠.

2016년식 가와사키 에스트렐라. /사진=네이버자동차
특히 이 하늘색은 정말이지 너무 예쁩니다. 기종 자체가 정말 예쁜 바이크인데 이런 하늘색까지 입혀버리니 ‘최고!’죠.

사진=네이버자동차
이날 김진태 사장님이 바쁘시다는데 제가 굳이(?!) 찾아간 탓에 박스 바깥으로 에스트렐라를 꺼내보진 못했지만, 흰색도 예쁘긴 예쁩니다. 제가 타는 울프 클래식의 좀 더 큰 버전같지만, 확실히 고급스러운 태가 줄줄 흐르더군요.

바이코스에만 볼 수 있는 에스트렐라 신차
공랭식 단기통 엔진이고요. 클래식 바이크지만 인젝션 방식입니다. 과거엔 캬브 엔진을 달고 나왔는데 2000년대 중반부턴 인젝션으로 바뀌었다네요. 계기판에는 의외로, 조그만 LCD 표시판도 추가돼 있습니다.


사진=구글검색
시트고는 735㎜라니 울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편할 것 같고요. 앞은 디스크 브레이크, 뒷바퀴는 드럼 브레이크입니다. 성능은 타 본 사람이 주위에 없다 보니 잘 모르겠지만 도심에서 타기도 괜찮고, 좀 멀리 나가도 크게 아쉽지 않은 정도 아니겠습니까? 일단 예쁘니까 괜찮을 것 같다는…예쁘고 튼튼하면 전 다 좋다는…

이 바이크의 역사를 살펴볼까요. 에스트렐라는 가와사키가 1992년 내수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바이크입니다. 독일 등 유럽에서도 출시하긴 했지만 별로 팔리지 않았다네요. 아무래도 일본만큼 쿼터급 바이크가 잘 팔리는 시장도 없나 봅니다. 일본에서의 가격은 53만3,520엔. 국내에서는 들여오는 비용을 감안하면 정식 출시한다 해도 800만원대에 달할 거라는 김진태 사장님의 말씀입니다. 바이크 동호회에선 서류를 구비한 소위 ‘정서류’ 중고가 대략 400만원대에 거래되더군요. 사실 최근에도 바이크 동호회에 중고 매물이 하나 올라왔던데, 그닥 땡기지 않는 검은색이라 다행히 ‘지름신’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귀차니즘’으로 인해 울프도 2년째 순정으로 타고 있는 주제지만, 커스텀 버전도 정말이지 예쁩니다. 이런 카페레이서 버전, 샛노랑 버전, 크게 이해되지는 않지만 그럴듯한 차퍼 버전 등등 다양합니다.

카페레이서 버전
색깔이 예쁩니다 하앍
상큼한 샛노랑이
미래지향적인 커스텀
그리고 가끔 이런 스페셜 버전도 나옵니다. 2016년식 스페셜 에디션입니다. ‘캔디 크림슨 레드’ 컬러에 사이드 커버에도 에스트렐라 로고가 새겨져 있는 등 깨알같이 다르다네요? 다른 2016년식보다 20만원 정도 비쌉니다.

그래서 가와사키 수입사(=대전기계공업)가 에스트렐라를 국내에 정식 출시 하냐구요?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다. 8월 둘째 주에 드디어! 일단 기술검사를 받으러 간다고 하네요. 검사 결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면 그만두고 여유있게 통과했다 싶으면 좀 더 들여올 수도 있다”는 게 김희구 이사님의 설명입니다. 자꾸 미련이 남게 만드는 멘트를 미끼처럼 던지시네요??

어쨌든 저는 큰 기대는 하지 않으려 합니다. 일단 시장이 너무 작고(ㅠㅠ이래저래 덕질하기에 너무 불리한 시장입니다) 쿼터급 바이크, 클래식 바이크 수요가 제한적이라서요. 저야 클래식 바이크를 좋아하니까 클래식 바이크만 눈에 들어오고 근처에 클래식 바이크 오너만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종종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닌 겁니다.

이참에 다시 적자면, 우리나라 모터사이클 시장은 약 10만대 수준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대림자동차의 시티 시리즈(시티100, 시티 에이스 등 포함)가 연 1만2,000대 정도 판매됩니다. 혼다코리아의 베스트셀러인 PCX는 지난해 5,806대 팔렸고 BWM모토라드의 지난해 베스트셀러, S1000RR은 251대였습니다. 작디작은 시장입니다. 가와사키의 경우 지난해 국내 바이크 판매량을 다 합쳐도 470대에 불과합니다.

가끔 해외 나가보면 세상에 바이크 종류가 그렇게도 많은데 국내에선 타 보기도 어렵네요. 그렇다면 결론은 해외로…(?!)

이상 기변병에 시달리던 2년차 라이더의 잡담이었습니다. 다음 두유바이크에서는 무더위도 잊게 해 주는 알찬 시승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안전운전하시고, 더위 조심하세요!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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