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전 행장은 이날 취재진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검찰이 ‘일감 몰아주기’ 내지 ‘부당투자’ 혐의를 두고 있는 의혹 사안들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지인들이 대주주로 있는 바이오업체 B사에 투자할 것을 대우조선에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 “2011년 행장에 부임해 B사에 투자를 검토해 볼 것을 권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정한 청탁이나 강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강 전 행장은 “당시 대우조선이 조선경기 하강을 대비한 다각화 핵심 사업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으며 B사가 벌이던 바이오에탄올 사업은 핵심 국정과제이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같은 종친회 소속인 강모씨의 W건설사에 50억원의 일감을 몰아주도록 했다는 혐의의 경우 강 전 행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강모씨가 대우조선 주변에서 말썽을 일으킨다는 정보보고를 듣고 즉시 전화해 내 이름을 팔고 다니지 말라고 호통쳤다”며 “산업은행장 비서실에도 강씨가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강 전 행장은 자신의 측근 7명을 대우조선 고문으로 채용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단 한 명의 측근도 채용시키지 않았으며 (언론에 보도된) 7명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오히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대우건설 등 관련 기관의 고문들은 임기가 되면 ‘정리’를 했다”며 “고문이 다양한 경로로 채용되기 때문에 산업은행을 경유한 경우라도 구체적 배경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 전 행장은 각종 대우조선 비리를 적발하고도 덮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내가 부임한 뒤 경영 관리를 강화했다”며 “대우조선을 설득해 컨설팅 형태의 경영 감사를 실시한 뒤 2012년 1월에 보고서를 제출하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강 전 행장은 “보고서에 제기된 문제점에 따라 연임을 추진하던 남상태 전 사장을 정기 주주총회에서 퇴임시키고 내부추천위원회가 천거한 고재호 당시 부사장을 선임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원칙적 신규투자 금지 원칙을 세웠을 뿐 아니라 비리 방지 장치로 사내이사가 감사위원을 겸임하도록 해 사실상 자회사와 같은 관리감독 기능을 하게 만드는 등 강한 조치를 취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 관계자는 “본인의 주장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특별히 대응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