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지선 현대백 회장의 승부수 "남양주에 명품 아웃렛"

현대백화점 대규모 투자 재개
프리미엄 아웃렛 2019년 오픈
'스타필드 하남'과 10㎞ 거리
신세계와 수도권동부서 격돌



현대백화점그룹이 오는 2019년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진건지구에 김포-송도에 이은 세 번째 프리미엄 아웃렛을 오픈한다.

업계의 신규 대형 투자 릴레이에도 한동안 침묵해 온 정지선(44·사진)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올 들어 꺼내 든 첫 번째 대형 투자 프로젝트다.

특히 이 아웃렛은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인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과 한강을 사이에 두고 인접, 수도권 동부 상권에서 양 사의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는 국내 브랜드 재고를 판매하는 도심 아웃렛 대신 명품 브랜드를 취급하는 프리미엄 아웃렛을 조성, 신세계의 야심작인 스타필드 하남에 정면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내 자족시설 1, 2 부지에 대한 매입 절차 등을 완료하고 해당 지역에 프리미엄 아웃렛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진건점(가칭)’을 내기로 했다.

현대는 전체 면적 8만3,969㎡(2만5,400평)에 영업 면적 5만9,500㎡(1만8,000평) 규모로 프리미엄 아웃렛을 꾸민다. 매장 설계 등이 마무리되는 오는 2017년 착공에 돌입, 2019년 상반기 개점이 목표다. 이 매장은 영업 면적 기준으로 프리미엄 아웃렛 1, 2호점인 김포점과 송도점을 웃도는 업체 최대 규모의 아웃렛으로 꾸며진다.


특히 이번 아웃렛은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과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개점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두 매장 간 거리는 직선거리로 약 10㎞에 불과하다. 이는 신세계의 텃밭이 될 수도권 동부상권에 현대가 재차 깃발을 꽂는 격으로, 최근 서울 코엑스몰 운영권 유치를 둘러싼 양사의 흐름을 다시 뒤집는 ‘장군 멍군’에 해당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는 이번 아웃렛 카드로 대규모 공격 투자를 재개한다. 이를 위해 서울 및 수도권 서·남부에 이어 새롭게 주거지로 주목받는 수도권 동부 지역을 올해 첫 대형 투자 프로젝트로 낙점했다. 현대는 이번 오픈을 통해 수도권 동부 지역에 첫 발을 딛는 신호탄도 쏘게 된다.

현대는 백화점 업계의 위기가 막 시작되던 지난 2012년 한섬·리바트 등 유수의 제조업체를 잇달아 인수하고 이후 초대형 백화점인 경기도 판교점의 신축을 마무리하는 등 한발 앞선 투자를 단행해 왔다. 그러나 롯데와 신세계가 잇단 대규모 공격투자를 쏟아낸 최근에는 일면 침묵하며 업계의 흐름을 관측해 왔다. 하지만 2015년 문을 연 김포 프리미엄 아웃렛의 조기 안착과 올해 송도 프리미엄 아웃렛 및 동대문 시티 아웃렛의 오픈에서 쌓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아웃렛 신흥 강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겠다는 각오다.

현대 아웃렛은 초대형 복합몰을 표방한 스타필드 하남보다는 규모 면에서 작다. 하지만 레저 등 기타 시설에 공간을 내준 스타필드 하남과는 달리 패션·잡화 브랜드 및 휴게형 식음료 매장에 집중한다. 특히 진건점은 올 4월 오픈한 송도점과 마찬가지로 지하철 8호선 진건역(가칭·착공 예정)과 직접 연결되는 도심 기반형 프리미엄 아웃렛으로 꾸며진다. 남양주시와 다산 신도시는 물론 서울 노원·중랑·강동구, 경기도 구리·하남시 등 서울·수도권 동부 전반을 가시권에 둘 수 있어 위치나 접근성은 하남에 앞서는 셈이다. 현대는 입점 브랜드도 송도점처럼 명품 브랜드 아웃렛과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쇼핑몰로 각각 양분, 합리적 성향의 소비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양 사의 식도락 대결도 관심거리다. 프리미엄 아웃렛은 신세계가 먼저 포문을 연 강자이지만 식음료 분야에서는 현대가 전통 강호다. 최근 신세계가 서울 강남 파미에스트리트 등을 통해 신흥 식음료 강자로 부상하고 있어 먹거리 전통-신흥 강자인 양 사가 어떤 콘텐츠로 겨루게 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번 현대 아웃렛의 오픈은 서울 및 수도권 서·남부에 집중돼 온 백화점 3사의 경쟁 구도가 수도권 동부로 확대된다는 의미도 있다. 현대 아웃렛이 오픈하면 수도권 동부는 서울 강남의 롯데월드타워와 경기도 하남의 스타필드 하남, 남양주 현대 아웃렛 등이 삼각 벨트를 형성하며 3사 출점 구도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밖에 수도권 동부에는 경기도 구리시 롯데 도심형 아웃렛 등이 위치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의 남양주 아웃렛 오픈으로 서울과 수도권 서·남부에 집중됐던 백화점 3사의 경쟁이 양질의 주거 공간이 빠르게 확대되는 수도권 동부로 확대되고 있다”며 “점포마다 입점 콘텐츠는 다르지만 최신 트렌드를 품은 미래형 유통 매장을 선보이며 각 사의 역량을 총집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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