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시간이 30분 연장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당초 기대했던 거래대금 증대 효과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올해 일 평균치보다 거래대금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아직 본격적인 거래시간 연장의 효과로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대금 증가로 선순환되기 위해선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 개선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시간이 30분 늘어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은 4조2,5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들어 7월까지의 일 평균 거래대금(4조5,709억원)에 비해 오히려 6.88% 감소했다. 여름 휴가시즌을 고려한다 해도 지난해 8월 첫주(8월 3~7일·5조1,666억원)와 비교해봐도 감소 폭(-17.62%)은 더 늘어났다.
반면 지난 1~5일 코스닥 일 평균 거래대금은 3조9,511억원으로 올해 1~7월 일 평균 거래대금(3조4,697억원)보다 13.87% 증가했다. 지난해 8월 휴가 시즌(3조571억원)과 비교해선 거래대금이 30%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비교 시점을 거래시간 연장 직전 1개월 평균치로 바꿔놓으면 사실상 거래대금 증가 효과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일 평균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코스피는 0.80% 늘어났고 코스닥은 오히려 3.16% 감소했다. 한국거래소는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되면 일 평균 거래대금이 3~8%(2,600억~6,8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지지 않으며 수혜주로 꼽히던 증권사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거래시간 연장 직전인 지난달 29일에 비해 1.13% 하락했고, 같은 기간 KRX 증권지수 역시 2.42% 떨어졌다. 한국금융지주(071050)(-9.71%)와 미래에셋대우(-2.87%), 미래에셋증권(037620)(-2.08%), 삼성증권(016360)(-2.25%) 등 대다수 증권사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개인고객 비중이 높아 거래시간 연장의 최대 수혜주로 거론되던 키움증권(039490)이 그나마 0.37% 상승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거래시간 연장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하려면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규모 자체가 늘어야 한다”며 “하지만 최근 유가 하락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우려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신규자금 유입이 뒷받침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전체 거래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개인들의 투자심리 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정책 공조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과 달리 개인은 오랜 박스권에 대한 학습효과와 내수경기의 불안감 등으로 여전히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효과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거래대금은 시장 상황이나 시기 등의 다른 영향도 많이 받는 만큼 당분간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길게 1년을 놓고 본다면 거래대금은 5.3%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