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대구 롯데영플라자 품었다

동성로 핵심상권 … 500억에 매입
향후 가치 높여 되팔듯
한국 부동산에 대한 지속 투자 가능성은 낮아

골드만삭스가 약 500억원에 사들인 대구 롯데 영플라자 전경. /서울경제DB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대구 동성로 핵심 상권에 위치한 ‘대구 롯데 영플라자(사진)’를 매입했다. 골드만삭스가 국내에서 부동산을 사들인 것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한국 부동산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8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대구시 중구 사일동에 위치한 지하 3층~지상 9층, 연면적 3만 7,234㎡ 규모의 대구 롯데 영플라자 건물을 약 500억원에 사들였다. 지상층의 경우 부실채권(NPL)으로 나온 매물을 약 320억원에 사들인 다음 경매로 낙찰을 받았으며 지하층은 수 분양 회사로부터 약 180억원에 매입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5년 이상 대구 롯데 영플라자를 운영한 다음 최소 두 배 이상의 가격에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롯데 영플라자는 동성로 핵심 상권에 위치하고 있지만 지하상가가 활성화되지 않아 건물 가치가 크게 떨어진 물건으로 꼽힌다. 지상층은 롯데쇼핑과 CGV 등 경쟁력 있는 임차인들이 장기간 임차하고 있지만 분양을 한 지하층은 업종제한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성로의 경우 사람들이 주로 지하를 통해 이동하면서 지상층 상가까지 이용하는데 대구 롯데 영플라자의 경우 지하상가의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지상층 상가의 매출도 타격을 입었다”며 “골드만삭스가 지상층과 지하층을 전부 사들여 활성화시킨다면 자산 가치가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구 롯데 영플라자의 핵심 임차인인 롯데쇼핑 측도 지하층 활성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최근 대구 지역을 둘러싼 유통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전략적 요충지인 동성로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 롯데 영플라자의 지상 1~4층을 2027년까지 임차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최근 지하층까지 포함해 향후 12년 간 매년 2억 1,000만원의 최소 임대료를 보장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상 5~9층을 임차하고 있는 CGV도 임차 기간이 10년 이상 남아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들어 한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직후 한국 부동산에 투자한 적이 있지만 벌써 10년 이상 지난 일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0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메트로 빌딩, 2001년 여의도에 위치한 대우증권 빌딩,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거평마트, 2003년 종로구 연지동에 위치한 삼성카드 빌딩(옛 로담코센터) 등을 사들였다가 매각한 바 있다. 향후 골드만삭스가 한국 부동산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는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모건스탠리와 블랙스톤 같이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를 보유한 외국계 투자자들이 자산 배분 차원에서 다시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골드만삭스는 부동산 투자에 특화된 자금이 아니다”라며 “대구 롯데 영플라자의 경우 입지와 자산 가치를 고려한 선택적 투자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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